지금의 우리는 누구에게 빚을 지고 있는가? 봄기운이 만연하면 아낙네들은 나물을 캐기 위해 들녘으로 나선다. 노동이라기 보다는 나들이에 가까운 것일텐데 이 풍경을 포착하여 화면에 담았다. 인물의 묘사는 조부 윤두서와 부친 윤덕희로 이어져 내려오는 가법家法을 따랐으나 사실의 전달에 주력했던 조부나 부친의 풍속화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윤용'만의 진전된 회화적 성취가 느껴진다. 여인은 한 손에는 날이 긴 호미를 들고, 그 반대편 옆구리에는 조그만 망태기를 끼고 있다. 흰 누비 수건을 눌러쓴 머리, 말아 올린 저고리 소매, 허리춤에 질러 넣은 치마자락, 무릎까지 걷어올린 속바지와 그 아래로 드러난 튼실한 종아리, 그리고 들메를 한 짚신발 등 전형적인 농촌 아낙네의 모습을 하고있다. 여인은 나물을 캐다 문득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