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250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1977

화가는 말한다.화가의 일생은 초기, 중기, 만기의 3기로 쪼개어 볼 수 있다. 초기는 보인 그대로 자연을 묘사하게 되고, 중기에 비로소 그림을 표현하는 경지에 이른다면, 마지막으로 보이는 것을 통해 꿈과 상상의 우물을 파 그걸 표현하는 완숙기에 들어갔다가 죽는다고나 할까? 물감을 으깨고 붓을 늘리고 하는 것이 나의 일상생활이니 노상 꿈을 파먹고 산다고 할만도 하다. 웬일인지 해가 갈수록 성미가 더 꼼꼼해져서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무던히도 맴돌고 헤매어야 한다. 나의 타고나지 못한 비천재의 탓을 한탄도 해 보지만, 그러나 나일론 깔깔이 같이 기계에서 쉽게 다량으로 쏟아져 나온 것보다는 누에가 뽕을 먹고 자라 실오라기들 뿜어내어 누에고치가 되어 명주나 비단이 짜여 나오는 식으로 모체의 태반 냄새가 나는 ..

미술 2026.10.08

앉아 있는 여인, 파블로 피카소, 1960

아이처럼 그린다는 것,피카소가 말한 그 뜻은 무엇일까?파블로 피카소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20세기 미술의 혁신을 이끈 예술가이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는 아버지이자 미술 교사였던 호세 루이스에게 그림을 배웠고, 열두 살 무렵에 아버지의 실력을 뛰어넘었다. 피카소는 "나는12살때 라파엘로처럼 그릴 수 있었지만, 아이처럼 그리는 법을 배우는 데 평생이 걸렸다"라고 말하며, 평생 아이의 직관과 호기심을 간직하려 했음을 보여주었다.그의 작품 세계는 청색 시기, 장밋빛 시기, 흑색 시기, 그리고 입체주의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청색 시기에는 차가운 색조로 사회적 약자의 고통과 절망을 담았고, 장밋빛 시기에는 곡예사와 광대 등 인물을 따뜻한 색조로 그리며 겉으로 드러나지 ..

미술 2026.10.05

엘그레코, 참회하는 성 예로니모, 1600,

16-17세기 스페인 황금세기(Siglo de Oro) 섹션에 전시된 작품, 엘 그레코의 참회하는 성 예로니모,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4대 교부인 그가 추기경의 붉은 모자를 벗어두고 사막에서 참회하는 모습입니다. 오른손에는 자신의 가슴을 치던 돌, 왼손에는 십자가상, 책상 위 해골과 모래시계는 ‘메멘토 모리 - 너는 죽는다’는 17세기 스페인 특유의 바니타스 정서입니다.성 예로니모는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중 한 명으로,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사람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그는 347년경, 현재 크로아티아 스트리돈에서 태어나 로마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았습니다.젊은 시절 쾌락과 학문을 방황하다가, 어느 날 꿈에서 예수님이 "너는 키케로의 추종자이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라고 꾸짖는 환시를 보고 완전히 돌아섭니..

미술 2026.09.30

후안 카레뇨 데 미란다,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2세>, 1680

합스부르크의 마지막황제 카를로스 2세,206cm의 거대한 캔버스. 18살 청년이 전신 갑옷을 입고 서 있다. 분홍색 새시, 손에는 지휘봉, 옆에는 벗어둔 투구. 언뜻 보면 전형적인 바로크 시대의 영웅 초상이다.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2세는 1661년, 스페인 펠리페 4세와 그의 조카이자 두 번째 아내인 오스트리아의 마리아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삼촌과 조카의 결혼. 200년간 유럽을 지배한 합스부르크 가문이 순혈을 지키기 위해 반복한 근친혼의 끝이었다.그 결과는 잔인했다. 그는 성인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아들이었지만, 4살까지 말을 못하고, 8살까지 걷지 못했다. 턱은 심하게 돌출되어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었고, 평생 간질과 병치레에 시달렸다. 스페인 사람들은 그를 'El Hechizado, 마법에 걸린..

미술 2026.09.28

귀도 레니 (Guido Reni), 회개하는 성 베드로 (St. Peter Penitent), 1600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또 두 번째 이르시되“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이르시되 “내 양을 치라” 하시고세 번째 이르시되“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이르되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양을 먹이라.”“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

미술 2026.08.22

여름밤. 윈슬로 호머, 1890

미국 남북 전쟁 당시 그림 리포터로 활동을 시작한 호머는 군대 생활과 시골 풍경을 정밀하게 그리다가 파리 체류 후 인상주의 팔레트를 접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전시켰다.메인주 프라우츠 네크(Prouts Neck) 바닷가에서 그려진 이 야경은 관찰된 현실을 넘어 시적 감각과 신비로움을 담아낸다. 달빛 아래 해변에서 춤추는 두 여성의 실루엣이 중심을 이루며, 그림자 속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인물들이 배경에 자리하고있다. 빛과 그림자 효과로 형태가 흐려지는 가운데, 달빛이 물 위에 밝은 하이라이트를 형성하며, 오른쪽 상단의 작은 빨간 점 하나로 등대를 표현한 방식은 호머의 탁월한 기법을 잘 보여주고있다.초록과 검은색 조합의 물 위에 일렁이는 그림자가 초현실적이고 꿈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살짝 들어 올려진..

미술 2026.08.20

Francisco de Goya, 시간(Les Vieilles or Time and the Old Women), 1812

전쟁의 불안, 종교재판과 부패한 권력, 미신과 무지로 혼란스러웠던 18세기 스페인, 그 어둠 속에서 인간 내면의 불안과 위선을 생생히 담아낸 카프리초스(Los Caprichos/변덕, 제멋대로, 일시적 감정),화가는 말한다. 인간의 약점과 어리석음을 고발하기 위해 이 판화들을 만들었다. 카프리초스(Los Caprichos, 1799)는 총 80 점으로 이루어진 고야의 첫 판화집으로, 그의 예술 세계의 결정적 전환점을 보여주는 대표작이자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판화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걸작이다. 고야는 카프리초스를 통해 당시 스페인 사회의 정치 종교적 부패와 대중의 무지, 인간의 위선을 날카롭게 해부했다. 그는 예술적 비판과 풍자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극적으로 시각화하는 동시에, 인간 ..

미술 2026.07.26

깃털 모자를 쓴 청년, 렘브란트 하르먼스존 판 레인, 1631

우리의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될 쯤이면, 우리 발걸음의 방향도 속도 또한 변하기 마련이다. 삶이 영원할 수 없음에 애틋함뿐만아니라 감사가 동반하는 이유는 왜 일까?17세기 네덜란드 바로크를 대표하는 화가 렘브란트 하르먼손 반 레인(Rembrandt Harmensz van Rijn), 빛과 어둠의 극적인 대비와 뛰어난 심리 묘사로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특히나 인물의 내면과 그의 자화상은 1620년대의 초기 실험작부터 1669년 마지막 자화상까지 이어지며, 나이가 들수록 외형의 이상화보다 삶의 무게와 내면의 진실성이 강해진다. 그는 빛을 활용하여 인간 내면의 심리적 깊이와 미묘한 양상을 포착하는 탁월한 통찰력으로 유명하며, 초상화와 자화상, 성경 장면을 통해 인간 감정의 복잡성과 내..

렘브란트 2026.06.28

카라바조, <바울의 회심>, 1601

지금 당신의 마음의 중심은 무엇에 있는가?유대인 최고의 지성 사울의 마음이 평생토록 최고의 가치이자 인생의 목적으로 삼았던 율법대로의 삶을 버렸다.유대인들에게 세례는 개종(改宗)의 표시다. 유대교를 버렸다. 사울의 회심으로인하여 지난 2천년간 세계사의 흐름이 변화되었음을 우리는 알고있다.어떠한가?에서, 카라바조는 오른쪽 상단에서 비춰오는 은은한 빛만이 땅에 쓰러진 바울을 비추고 있으며, 바울 역시 양손을 벌린채로 담담히 그 빛을 수용하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묘사했다.사도행전 9장17. 아나니아가 떠나 그 집에 들어가서 그에게 안수하여 이르되 형제 사울아 주 곧 네가 오는 길에서 나타나셨던 예수께서 나를 보내어 너로 다시 보게 하시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신다 하니18. 즉시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

미술 2026.06.22

Mona Lisa, Fernando Botero, 1978

나의 꿈은 화가가 되는 것,오직 그것뿐이었다. "나는 열네 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나는 예술에 대한 갈망 속에서 살아간다. 회화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밝히는 것을 열망한다. 지금까지 회화만큼 나에게 큰 기쁨을 주는 것은 없었다."​보테로의 작품은 단순히 대상을 뚱뚱하게 그린 것이 아니라, 형태를 부풀려 존재감을 극대화하는 '보테리즘(Boterism)' 양식을 바탕으로 조국 콜롬비아에 대한 사랑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다.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의 삶은 고향 콜롬비아의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세계에 알린 여정이었다.​1932년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태어났다. 4세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극심한 가난 속..

미술 2026.06.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