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는 말한다.화가의 일생은 초기, 중기, 만기의 3기로 쪼개어 볼 수 있다. 초기는 보인 그대로 자연을 묘사하게 되고, 중기에 비로소 그림을 표현하는 경지에 이른다면, 마지막으로 보이는 것을 통해 꿈과 상상의 우물을 파 그걸 표현하는 완숙기에 들어갔다가 죽는다고나 할까? 물감을 으깨고 붓을 늘리고 하는 것이 나의 일상생활이니 노상 꿈을 파먹고 산다고 할만도 하다. 웬일인지 해가 갈수록 성미가 더 꼼꼼해져서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무던히도 맴돌고 헤매어야 한다. 나의 타고나지 못한 비천재의 탓을 한탄도 해 보지만, 그러나 나일론 깔깔이 같이 기계에서 쉽게 다량으로 쏟아져 나온 것보다는 누에가 뽕을 먹고 자라 실오라기들 뿜어내어 누에고치가 되어 명주나 비단이 짜여 나오는 식으로 모체의 태반 냄새가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