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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88

렘브란트, 베레모와 옷깃을 세운 53세 자화상, 1659

당신 마음에 금이 생겼는가? 자신이 한없이 커지면 사람들은 자기 이외의 세계를 보려하지 않는 법이다. 이로인하여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게되는 법이다. 내게 집중되었던 관심의 영역이 넓어져 다른사람들을 향하게 되고, 더 나아가 궁극적인 세계와 마주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에 이르게 된다.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 되지 않으면 못 견디는 마음 상태에서는 타자를 위한 여백은 없게된다. 그러다가 한계상황을 만나 자기성찰에 이르게 되면 자신의 비참함에 놀라게 되는 법이다. 어떠한가? 그 비참함 혹은 깨짐의 경험은 오히려 은혜가 들어오는 문이 되고는 한다. 갈라진 틈으로 빛은 들어오게 마련이다. 캐나다의 음유시인 레너드 코언의 송가 「Anthem」을 인용해본다. 모든 것에는 부서져 갈라진 틈이 있지. 바로 ..

렘브란트 2024.08.19

고사탁족도, 이경윤, 16세기말

고사탁족(高士濯足) 이경윤(李慶胤, 1545 ~ 1611)은 조선 성종(成宗)의 8남 이성군(利城君) 이관(李慣)의 종증손으로 서화에 능하였다. 특히나 산수와 인물을 잘 그렸다. 유유자적(悠悠自適), 자연 속에서 술과 탁족을 즐기는 자유롭고 편안한 모습이다. 넓게 가지드리운 고목아래 나이 든 사람이 언덕에 앉아 물에 발을 적시고 있다. 저고리 옷자락 풀어헤치고 가슴과 불룩한 배를 드러내고 있다. 바지 벗은 속옷 차림인지, 바지를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오른발 등으로 왼다리 종아리를 문대고 있다. 그 모습이 여유롭다. 이때 동자가 커다란 술병 들고 다가온다. 이 순간 시름이 머물 수 있을까? 어떠한가? 과연 옛선비에게만일까? 나또한 잠시 신발을 벗고 안양천 계곡물에 잠시 발을 담가본다. ..

미술 2024.07.28

들라크루아, 민중을이끄는자유의여신, 1830

사람들이 영웅을 기대하는 것은 왜일까? 나폴레옹이후 프랑스 부르봉 왕조의 마지막왕으로 추대된 샤를 10세는 입헌군주제를 거부하고 왕정체제로 회귀하려하였다. 이에 프랑스 시민들이 반발하며 1830년 7월 27일에 발생한 7월 혁명이 일어났다. 레미제라블의 배경이 되기도 한 사건이다. 들라크루아는 혁명 당일 파리에서 진격하고 있는 시민혁명군의 모습을 그렸다. 화면 중앙의 여신, 마리안느를 중심으로 한 삼각형 구도를 취하고 있으며, 여신은 밝게 그녀를 따르는 시민군은 어둡게 그려 명암의 대비를 나타냈다. 그림 중앙의 자유의 여신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인물인 마리안느Marianne이며 왼손에는 총을 들고 오른손에는 혁명의 상징인 삼색기를 휘날리며 프랑스 시민들을 이끌고 있다. 어떠한가? 나폴레옹의 몰락 후 프랑스..

미술 2024.07.17

한스홀바인, <대사들>, 1533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 그 윤곽의 사이 사이, ..

미술 2024.07.12

몬드리안,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1930

당신은 무엇을 바라며 사는가? 그림이란 비례와 균형 이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수직선은 신과 같은 절대적 존재를 향한 인간의 의지가 담긴 것이며, 수평선은 모든 사물과 그 사물에 대한 포용을 의미한다. 그림속의 수평과 수직선들은 어느 것에도 제약받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표현이다.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은 우리 주변의 사물 속에 내재하고 있는 본질을 찾아나가게 되는데, 장소에 따라 변하는 사물의 겉모습 말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단순하고 규칙적인 것이 아름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직선과 직각, 삼원색과 무채색만을 써서 그림을 그렸다. 또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단순화해서 보면 점, 선, 면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가장 기본..

미술 2024.06.25

칼라르손, 신부(The Bride), 1883

당신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칼은 그뢰즈에서 평생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인 한 여성 화가를 만난다. 바로 칼과 같은 학교 출신의 후배로 스웨덴에서 프랑스로 유학온 여성 화가 카린 베르구였다. 칼은 가난했지만 어디에서나 인기가 많았다. 키가 크고 호탕했으며 외향적이었다. 반면 카린은 부잣집 딸로 교양 있게 자라나 내성적이었다. 거칠고 호탕했던 칼과 얌전한 숙녀였던 카린은 처음에는 서로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칼의 관심과 친근함, 그의 재능에 카린은 매료되었고 둘은 점차 친해졌다. 1882년 9월 10일 일요일 오후, 칼과 카린은 친구들과 산책을 나간다. 그들은 포도를 먹기 위해 이웃의 작은 몽꾸흐Montcourt 마을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길, 칼은 다리 한가운데 서서 카린에게 사랑한다고 청혼했다. 두 ..

미술 2024.06.20

모딜리아니, 잔 에뷔테른, 1919

1920년 1월, 프랑스 파리의 한 작은 집. "이봐요들. 잘 있어요?" 옆집 이웃이 문을 두드렸다. "며칠째 집 밖으로 안 나오고 있어서. 혹시 무슨 일 있으셔?" 그는 문고리에 손을 댔다. 살짝 힘을 줬다. 허무하리만큼 쉽게 열렸다. "모디, 잔. 나 잠깐 들어갈게?" 그가 현관으로 발을 디뎠다. 아니, 여기 왜 이래…. 찬 기운이 그대로 옷을 뚫고 들어왔다. 집 안이 얼음장이었다. 문을 닫아도 밖에 있는 느낌이었다. 반쯤 열린 정어리 통조림이 발에 걸리적거렸다. 쓰레기가 얼마나 많은지, 집이 아니라 창고 같았다. "어디 있어? 안방에 있어요?" 그는 집 깊숙한 곳에서 인기척을 들었다. 잔뜩 쌓인 종이박스와 술병 따위를 치우며 나아갔다. 그리고 그가 본 광경은, 만삭이 된 아내 잔이 초주검 상태의 남..

미술 2024.06.19

그리스도의 변용, 라파엘로, 1520

변화산에서 그리스도의 변화 사건은 십자가의 고난이 시작되기 전 예수님의 마지막 화려했던 순간이며, 예수님이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명백히 드러내시는 장면이다. 이 변화산의 사건 이후에,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엄청난 일이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른채, 그 자리에 초막을 짓고 안주하겠다는 베드로와 겨자씨만한 믿음도 없는 제자들의 모습은 곧 우리들의 자화상 아니던가? 이 사건이후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복음을 전하시고,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 (Capernaum)으로 돌아오셨다. 그 길에서 제자들은 "서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것으로 서로 다투었다" 어떠한가? 그들은 무엇을 두고 쟁론하였는가? 만약 예수님이 왕이 되시면, 그후에 누가 더 높은 서열이 될 것인지를, 그들은 따지고 있었던 것이다...

미술 2024.06.14

FRIEDRICH Caspar David, Evening Landscape with Two Men(일몰/형제), 1830

크레도(Credo) ‘나는 믿습니다’라는 뜻의 라틴어 ‘크레도credo’는 ‘심장을 바친다’는 뜻의 ‘코르도’에서 나온 말입니다. 코르도는 영어로 용기를 뜻하는 ‘courage’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말은 우리의 의지, 생각, 감정보다 더 깊은 생의 중심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뜻입니다. 당신은 믿는 사람입니까? "믿는다는 말이나 믿는다는 확신만으로는 진정한 믿음이 아니다.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행동할 때에야 비로소 그것을 진정으로 믿는 것이다."(게리 하우겐, 정의를 위한 용기) 신앙고백을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믿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그분의 마음에 깊이 뿌리를 내리는 것입니다. 뿌리를 박은 사람이라야 세우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우심을 받는다는 말..

미술 2024.06.07

폴고갱, 노아노아, 1895

당신에게 꿈과 이상을 좇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윌리엄 서머셋 몸William Somerset Maugham의 『달과 6펜스 Moon and Sixpence』(1919)는 고갱의 삶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런던 출신의 증권 중개인으로 등장하는 40대 중산층 남성 찰스 스트릭랜드는 오로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아내와 아이들을 남겨두고 홀로 타지로 떠난다. 예술 활동에 몰두하기로 다짐한 그는 주변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집에 편지 한 장만을 남기는데, 스트릭랜드의 돌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부인은 이 모든 소동이 여자 문제일 거라 단정 짓는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낙담한 부인을 대신해 스트릭랜드를 회유하는 화자와 그의 대화는 간결하나 꽤나 인상적이다. "아주 몰인정하군요.""그런가 보오.”"전..

미술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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