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마음에 금이 생겼는가?
자신이 한없이 커지면 사람들은 자기 이외의 세계를 보려하지 않는 법이다. 이로인하여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게되는 법이다.
내게 집중되었던 관심의 영역이 넓어져 다른사람들을 향하게 되고, 더 나아가 궁극적인 세계와 마주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에 이르게 된다.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 되지 않으면 못 견디는 마음 상태에서는 타자를 위한 여백은 없게된다. 그러다가 한계상황을 만나 자기성찰에 이르게 되면 자신의 비참함에 놀라게 되는 법이다.
어떠한가?
그 비참함 혹은 깨짐의 경험은
오히려 은혜가 들어오는 문이 되고는 한다.
갈라진 틈으로 빛은 들어오게 마련이다.
캐나다의 음유시인 레너드 코언의 송가 「Anthem」을 인용해본다.
모든 것에는 부서져 갈라진 틈이 있지.
바로 그 틈으로 빛이 들어오는 거야.
There is a crack,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
어떠한가?
살다 보면 이런저런 상처가 누적되어 마음에 금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금이 깊어져 갈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코언은 그 갈라진 틈으로 빛이 들어온다고 말한다. 은총이 작동하는 원리가 바로 이러한 것이다.
시편 51편
17.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My sacrifice, O God, is a broken spirit;
a broken and contrite heart
you, God, will not despise.
시편 시인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제물은 찢겨진 심령입니다"(시 51:17)라는 고백이 가리키는 것도 바로 이런 진실일 것이다. 자기가 하나님의 자비에 의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졌음을 알때 우리 내면에 일어나는 것이 정화purification이다.
어떠한가?
1656년, 법원을 찾은 쉰 살의 렘브란트는 파산을 신청했다. 이후 렘브란트는 멈춤 없이 내리막길을 굴렀다. 정신 차려보니 나락이었다.
젊은 날을 돌아봤다. 지금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했다. 렘브란트는 저택의 잔금을 치르지 못했다. 결국 경매장에 넘어갔다. 그간 사들인 수집품도 다 포기했다. 마지막 희망으로 미술품 경매회사를 세웠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렘브란트는 사스키아의 묘지 터도 팔았다. 꿋꿋하던 그가 이 순간에선 땅을 치며 엉엉 울었다고 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렘브란트는
이젠 저주가 된 그림을 끝내 놓지 않았다.
1663년, 부부처럼 살던 또 다른 여인 헨드리케가 죽었다. 사스키아가 남긴 아들을 키워줬던 그녀는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다. 1668년에는 사스키아 사이에서 낳은 아들 티투스도 잃었다.
그런 삶의 고통 속에서도 렘브란트는 붓을 놓지 않았고, 오히려 그는 그런 순간들을 살아야 했던 자신의 진짜 얼굴을 그리려고 했었다.
파산하고 3년 뒤인
1659년에 그린 쉰 세 살의 렘브란트,
지난 부귀영화의 시간들,
빛나던 시간이었다는 그 기억들,
그러나 그것은 진짜 빛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어떠한가?
빛은 어디로 들어오는가?
갈라진 틈으로 빛이 들어온다.
혹시나 지금
당신 마음에 금이 생겼는가?
어쩌면 그로인하여 당신에게 그 빛이 함께할지도 모른다.
#렘브란트, 베레모와 옷깃을 세운 53세 때의 자화상, 캔버스에 유화, 84.5×66cm, 1659, 워싱턴 D. C. 국립미술관 소장
#김기석 #나의인생 #나의하나님
#렘브란트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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