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미술 154

르누아르, 물뿌리개를 든 소녀, 1876

르누아르는 말한다. 고통은 다 흘러가지만, 아름다움만큼은 영원하다. 1841년 르누아르는 지독히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그는 4살 무렵에 부모님과 함께 파리로 이사했다. 대도시로 왔지만 부모의 벌이는 여전히 어려웠고, 르누아르도 결국 13살쯤 도자기 공장의 소년공이 되었다.어둡고 축축한 그림에 심취해도 이상하지 않을 그는 행복한 작품만 좋아했다. "네 그림은 늘 즐겁구나." 그 시절 르누아르의 습작을 본 이가 그에게 물었다. "물론이죠. 무슨 일이든, 즐겁지 않으면 할 이유가 없지요." 르누아르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미술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그림 그리는 게 즐겁지 않으면 왜 그림을 그리겠어요?" 라는 생각이었다.르누아르의 초상화는 한 평론가에게 "사람 피부를 그릴 때 녹색과 자주색을 쓰다니, 썩은..

미술 2025.04.28

카라바조,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 1601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예수님께서 사흘 만에 부활했다고 하자 사람들은 어디서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소리를' 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세상에 태어나 그런 일은 겪은 적도 본 적도 없는, 그리고 합리적인 이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도록 교육받은 우리라면 그처럼 반응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물 위를 걷고 죽은 자를 살려내는 기적을 두 눈 똑바로 뜨고 봤던 제자들조차 그의 부활을 믿지 못했다. 열두 제자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예수를 존경하고 따랐던 제자 두 사람이 길을 걸으며 예수의 시신이 사라졌다는 소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 한 사나이가 나타나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고 슬쩍 묻는다. 순진한 그들은 죽은 지 사흘이나 된 시신이 사라진 것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사나이는 모든 ..

미술 2025.04.21

쿠르베, Bonjour Monsieur Courbet, 1854

Bonjour, Monsieur Courbet옷은 평범하지만 도도한 모습으로 고개를 치켜들고 거만하게 서 있는 남자와 잘 차려입은 모습이 한눈에 봐도 상류층 임을 알 수 있는 남자, 모자를 벗고 가볍게 목례를 하고 있지만 고개를 살짝 숙인 모습과 뻣뻣한 모습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그의 모습이 상대에게 정중하게 예를 갖추고 있음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그 남자 뒤로 보이는 또 다른 남자도 극도의 존경심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1854년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구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가 그린 이 작품은 쿠르베 자신과 그의 후원자인 알프레드 브뤼유(Alfred Bruyas), 그리고 브뤼유의 하인이 등장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그림에서 쿠르베는 중앙에 서 있으며, 거칠게 ..

미술 2025.03.29

클로드모네, 베테유 화가의 정원, 1880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고운빛은 어디에서 났을까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고운빛은 어디에서 왔을까아름다운 꽃송이어떠한가?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봄의 한가운데에 이른 그 날.당신에게 찾아와 노크하고 있는 이 봄 빛은어디에서부터일까?춘분.오늘 만약 당신에게 찾아오신 그 님이 계셨다면,당신의 봄은 어느 누구보다찬란한 봄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당신의 봄 날을 응원한다.#클로드모네, 베테유 화가의 정원, TheArtist's Garden at Vétheuil 1880,151.5 x 121cm, 오일 캔버스, 워싱턴 국립미술관#춘분 #꽃밭에서

미술 2025.03.21

오르막길, 카유보트, 1881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가파른 저 길을 좀 봐그래 오르기 전에미소를 기억해두자오랫동안 못 볼지 몰라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달콤한 사랑의 향기이제 끈적이는 땀거칠게 내쉬는 숨이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그러면 견디겠어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오른다면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크게 소리 쳐 사랑해요 저 끝까지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미술 2025.02.27

장욱진, 가족, 1976

당신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화가 장욱진은 가족 사랑의 마음을 담아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로 구성된 가족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그렸다. 그의 그림에서 가족은 작은 집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가하면 자연 속을 산책하거나 한가로이 농촌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다.생전 작가는 가족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 오직 그림을 통해 이해된다고 강조하곤 했다.장욱진은 사람뿐 아니라 소와 돼지, 닭 등 주변 동물을 그릴 때도 가족을 강조했다. 어미 소 아래에서 젖을 먹는 송아지, 마당을 뛰놀거나 하늘을 나는 어미 새와 새끼 새 등 어미와 새끼를 함께 그려 동물의 가족을 묘사했다. 뒷동산에서 한가로이 노는 어른과 아이 소와 돼지 그리고 하늘을 유유히 나는 새 가족의 모습은 화가 장욱진이 바라고 또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가족의 이미지를 ..

미술 2025.01.27

의심하는도마, 카라바조, 1602

카라바조의 은 그의 작품중 가장 많이 복제된 작품으로, 묘사적 효과의 정점을 보여준다. 특히 토마스 사도의 검지가 그리스도의 옆구리 상처를 깊이 파고드는 장면은 그 충격적인 사실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아폴론적인 완벽함을 지닌 그리스도의 신체와 서민적인 풍모의 사도들, 그리고 놀라음에 가득 찬 그들의 시선을 대조시키는 이 장면은 가톨릭 종교개혁의 포교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순교자 숭배의 부활과 사디즘적 요소를 동시에 담고있는 이 묘사는 16세기 후반 회화에서의 동일한 주제들을 전혀다른 차원에서 해석한 것이다.카라바조는 영적인 존재가 아닌, 육체와 피로 이뤄진 인간 그리스도를 그려내며 부활의 증거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토마스의 불신에 어린 시선은 오직 실체적인증거로만 확인할 수 있다는 당대..

미술 2025.01.20

박수근, 나무와 여인, 1956

보채지 않고 늠름하게, 여러 가지들이 빈틈없이 완전한 조화를 이룬 채 서 있는 나목, 그 옆을 지나는 춥디 추운 김장철 여인들. 여인들의 눈앞엔 겨울이 있고, 나목에겐 아직 멀지만 봄에의 믿음이 있다.어떠한가?강철같이 단단한 겨울이당신 온 몸과 마음을 꽁꽁 얼게할지라도,당신에게봄에의 믿음이 있다면넉넉히 이겨낼 수 있음을 나는 확신한다.당신의 봄날을 기원해본다.#박수근, 나무와 여인, 1956, 하드보드에 유채, 27×19.5cm, 리움미술관#오늘문득#박완서 #나목#박수근 #나무와여인

미술 2024.12.25

카라바조, 부르심을 받은 성 마태오, 1600

당신에게도찬란한 변화의 순간이 있었던가?어느 날 가버나움에서 예수님은 산책을 나가셨다. 그분은 모두가 알지만 좋아하지는 않는 사람, 곧 마태가 있는 곳을 지나가셨다. 히브리인인 마태는 로마를 위해 세금을 거두는 일로 먹고 살았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취급을 받을 줄 분명히 알면서도 그 일을 선택했다. 그의 동포 대부분은 세리들을 매국노로 취급했다. 세리들은 이스라엘을 약하게 만들어 로마를 더 강하게 만드는 한 편, 세금을 정해진 액수보다 더 거둬들여 자신의 주머니를 채운 자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태는 이웃의 경멸에 익숙해졌다. 수북이 쌓이는 돈은 공동체에서 내처진 고통을 달래 주었지만 아무리 부인하려고 해도 그런 삶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가버나움의 다른 주민과 마찬가지로 마태는 나사렛 예수께..

미술 2024.12.03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에글랑틴 무용단, 1896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백여년전 몽마르트르,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지역이어서 땅값이 쌌고 주류세도 붙지 않았죠. 그렇다 보니 가난한 사람, 부랑자, 장애인들이 모 두 몽마르트르로 모여들었습니다. 늘 귀족 사회에서만 지내던 로트레크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죠. 그는 이곳에서 난생처음 자유를 느낍니다. 사람을 평가하는 단 하나의 기준이 외모였던 귀족 사회와 달리 최하층민들이 모인 몽마르트르에서는 아무도 로트레크의 몸에 관심을 갖지 않았으니까요. 그는 이곳이야말로 자신이 있어야 할 곳 이라고 생각하고, 거의 물랭루주에 살다시피 하면서 그곳의 댄서들을 모두 그렸습니다. 그가 포스터를 그린 첫번째 목적은 포스터 주인공들을 유명해지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로트레크는 작가들의 뮤즈가 되어주면서도 천대받던 댄서들의 ..

미술 2024.11.0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