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르누아르, 물뿌리개를 든 소녀, 1876

풍선(balloon) 2025. 4. 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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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아르는 말한다.

고통은 다 흘러가지만,
아름다움만큼은 영원하다.

1841년 르누아르는 지독히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그는 4살 무렵에 부모님과 함께 파리로 이사했다. 대도시로 왔지만 부모의 벌이는 여전히 어려웠고, 르누아르도 결국 13살쯤 도자기 공장의 소년공이 되었다.

어둡고 축축한 그림에 심취해도 이상하지 않을 그는 행복한 작품만 좋아했다.

"네 그림은 늘 즐겁구나." 그 시절 르누아르의 습작을 본 이가 그에게 물었다. "물론이죠. 무슨 일이든, 즐겁지 않으면 할 이유가 없지요." 르누아르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미술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그림 그리는 게 즐겁지 않으면 왜 그림을 그리겠어요?" 라는 생각이었다.

르누아르의 초상화는 한 평론가에게 "사람 피부를 그릴 때 녹색과 자주색을 쓰다니, 썩은 시체 같다"는 비난까지 들었다. 그림이 팔리지 않으니 이들은 지독하게 가난했다. 밥을 굶는 건 일상이었고, 물감도 겨우 샀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즐거웠다.

비록 생활은 어려웠지만 마음씨 좋은 친구들 덕분에 르누아르는 종종 파티나 식사에 초대받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랑스러운 여인들의 부드럽고 우아한 움직임, 아름다운 의복, 따뜻하게 빛나는 연인들의 눈동자, 함께 모인 친구 들 사이로 이따금 흐르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

르누아르는 가끔 찾아오는 그 찬란한 순간들을 하나하나 마음속에 소중하게 간직했고, 그림으로 옮겼다. 몸은 허름한 화실을 전전했지만 르누아르의 마음만큼은 결코 가난한 적이 없었다.

1886년 일곱살 연하의 그림 모델인 리즈 트레오와 만나 사랑에 빠졌다.

사랑이 담겨서였을것이다. 르누아르가 그녀를 모델로 그린 작품들은 르누아르의 젊은 시절 그림에서도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젊은 연인들은 곧 인생의 무게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그림을 그렸다.

르누아르가 스물아흡 살이 되고 리즈가 스물두 살이 되던 해, 둘사이에 딸이 태어났지만, 르누아르는 여전히 비전도 없고 찢어지계 가난한 화가였다. 이대로 둘이 결혼해 아이를 키운다면 세 가족 모두 평생 가난에 허덕이게 되는 법이다.

아이는 입양을 보내고, 리즈는 르누아르를 떠나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 그것이 이들을 살게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이렇게 사생아를 낳고 입양 보낸 뒤 완전히 잊어버리는 일은 아주 흔했다.

결국 둘은 아이에게 어머니의 성을 딴 이름을 붙여준 뒤 좋은 양부모에게 입양을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둘은 헤어진다.

또한, 리즈는 딸의 존재를 숨기고 좋은 집안의 남자와 결혼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잔과 르누아르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어떠한가?

르누아르에게도 평생 비밀이었을 것이다.

다만 르누아르는 잔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했고, 남은 평생 잔과 비밀리에 편지를 주고받으며 용돈을 주고 신혼집을 마련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어떠한가?

햇빛이 좋은 날, 한 소녀가 작은 물뿌리개와 꽃을 들고 서 있다. 물을 주러 가는 길 같기도 하고 꽃을 들고 있으니 돌아오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레이스가 있는 짙은 파란색 원피스를 잘 차려입고 부츠를 신은 소녀는 햇빛을 듬뿍 받은 금발 머리에 붉은 리본을 달았고 귀고리도 반짝인다.

볼은 붉은색 리본처럼 상기된 표정이다. 물을 주고 오는 길이라면 살짝 들떠 보인다. 마치 ‘멋진 정원을 가꿔서 너무 행복해요’ 하는 표정이다.

배경이 되는 초록색 나뭇잎과 꽃, 풀밭, 앞에 있는 장미는 햇살 아래 부서지듯 몽글몽글 흐릿하게 보인다. 땅은 햇빛을 받아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처럼 연한 크림색이다. 르누아르의 붓질로 색은 더 부드럽고 따뜻하게 보인다.

어떠한가?

"나는 고통을 말하지 않겠어. 꽃과 여인, 인생의 환희만을 그리겠어."

시간이 지나면서 르누아르의 다채로운 그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르누아르의 그림을 보려고 해외에서 오는 팬이 생길 정도였다. 후원자까지 등장했다.

그의 평생을 힘들게했던 그래서 사랑했던 가족들과도 이별해야했던 지긋지긋한 가난을 털어냈다.

어떠한가?

르누아르,
지독한 가난속에서도
그는 그렇게 행복을 찾고,
열심히 행복을 가꿨다.

그렇다면
당신의 지금의 행복은
무엇으로인함일까?

당신에게
영원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물뿌리개를 든 소녀,1876, 캔버스에 유채, 73 x100cm,  내셔널 갤러리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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