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난 뒤러 형제는 청년 시절 각각 미술과 음악에 뜻을 두었으나 가난으로 인해 뜻을 펼치기 어려웠다.
형제는 먼저 공부할 사람을 동전 뒤집기 내기로 정한다. 진 사람이 이긴 사람을 뒷바라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긴,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는 뉘른베르크 아카데미에서 4년 동안 수학했고, 그동안 동생 알베르트는 석탄 광산에서 일했다. 수석으로 공부를 마친 형 알브레히트가 동생을 지원할 차례가 되었다. 그러나 동생의 손은 이미 음악을 할 수 없을 만큼 망가져 있었다.
이 때, 형은 동생의 기도를 듣게 된다.
“하느님 저는 심한 노동으로 손이 굳어져 더 이상 음악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오나 내 형만은 화가로서 성공하게 해주옵소서!”
뒤러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때 갑자기 기도하는 동생의 손에 시선이 꽂힌다. 뒤러는 눈물을 닦을사이도없이 그 자리에서 연필을 꺼내서 동생의 손을 스케치했다.
그러면서 뒤러는 말했다.
“기도하는 손이 가장 깨끗한 손이요, 가장 위대한 손이요, 기도하는 자리가 가장 큰 자리요, 가장 높은 자리요."
실제로 동생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뒤러가 화가가 된 것은 그 후의 일이다.
어떠한가?
뒤러가 그린 '기도하는 손'은 한 편으로는 동생의 손일 수도 있지만, 동생의 손을 생각하면서 그린 뒤러 자신의 손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 손은 두 남자의 오른손과 왼손을 모은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형과 동생의 합심이요, 일치된 아름다운 마음을 그린 것임에 틀림없다.
뒤러의 한 손은 영원히 동생을 위로하고 기도하는 손으로 쓰겠다는 다짐 같기도 하다.
어떠한가?
2022년 10월 29일 저녁,
할로윈 축제를 위하여 용산 이태원에 모인 청년들중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이로인하여 온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우리모두 서로를 위하여 알프레드 뒤러의 그림 '기도하는 손'에서처럼, 서로를 위하여 합심하고 일치된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으면하는 바람입니다.
깊은 애도哀悼를 표하며,
쾌유快癒를 기원합니다.
#알브레히트뒤러, 기도하는 손,1508년, 29×20cm, 판화, 오스트리아 빈, 알베르티나미술관.
#이태원 #할로윈대참사
#알브레히트뒤러(Albrecht Dürer)
#기도하는손 #유경희
#깊은애도를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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