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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달리, 1969, 여왕의 크로케 경기장(The Queen's Croquet-Ground)

2024년 당신의 봄맞이는 무엇으로 시작하는가? 상상력의 샘이 말라붙어 이야기가 바닥난 지친 이야기꾼이 소심하게 말하기를 "나머지는 다음에" 그러면 "지금 해주세요!" 행복한 재잘거림, 그렇게 이상한 나라 이야기가 생겨났네. 그렇게 천천히, 하나씩 신기한 사건은 일어났고, 이제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네, 명랑한 뱃사공들 배를 몰아 노을 아래 집으로 향하네. 앨리스! 이야기가 유치하더라도 너그러이 봐주기를, 신비로운 추억의 갈래속 어린시절 꿈이 타래 튼 곳에 놓아주기를, 순례자가 이역만리에서 꺽어온 시든 꽃다발을 두고 가듯이. 어떠한가? 立春길 봄맞으러 갔다가 봄심술에 몸살이 엄청. 겨울은 그렇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전국 곳곳에 심술 눈비가 엄청. 봄은 그렇게 온다. 당신의 마음에 호기심을 멈추지 ..

미술 2024.02.07

장욱진, 巨木 ㆍ古木, 1954

"나는 심플하다." 이 말은 내가 항상 되풀이 내세우고 있는 나의 단골말 가운데 한 마디지만, 또 한번 이 말을 큰 소리로 외쳐 보고 싶다. "나는 깨끗이 살려고 고집하고 있노라." 장욱진의 나무 그림 중에서 가장 많은 나뭇가지가 그려진 작품, 거목(고목). 여러 갈래로 뻗은 나뭇가지와 주변의 새들, 그리고 나무 밑동에 그려진 작가의 서명 등 모든 소재들이 가운데에 위치한 나무 풀기로 향해 있어 시선이 집중되며 작품 전체에서 통일성이 느꺼진다. 표면을 스크래치 기법으로 긁어내어 거친 질감을 포현했으며, 해가 넘어가기 직전 둥지로 모여드는 새들과 하단의 집들을 상하에 병치시켜서 내용적인 면에서의 조화를 이끌어냈다. 어떠한가? 당신은 어떤 나무인가? 해넘이전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품을 수 있는 거목, 고목일..

미술 2024.02.01

혜원 신윤복, 미인도, 조선후기

봄, 당신은 무엇으로 설레는가? 혜원蕙園 신윤복, 갓 피어난 초롱꽃 같은 곱고 여린 여인이 다소곳이 서 있다. 갸름한 얼굴에 반듯한 이마, 얄따란 눈썹과 갸름한 눈, 마늘쪽 같은 오똑한 코와 앵두 같은 도톰한 입술, 한눈에 봐도 흠잡을 데 없는 미인이다. 단정하게 빗은 머리 위에 얹은 트레머리는 단아한 얼굴에 탐스러움을 더해 주고, 희고 가는 목 뒤로 하늘거리는 몇 가닥 머리칼은 더없이 매혹적이다. 남자주색으로 깃과 고름, 곁마기를 대고 옥색으로 소매 끝동을 댄 삼회장저고리와 한껏 부풀어 오른 쪽빛 치마는 화려하진 않지만 세련되고, 사치스럽진 않지만 고급스럽다. 머리에 묶은 자줏빛 댕기와 청색 매듭이 달린 마노 노리개도 그렇다. 그림 속의 여인은 누구일까? 조선시대에 여염집 여인을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술 2024.01.30

고흐, 해바라기, 1888

형이 죽고 정확히 1년 뒤에 고흐가 태어났고, 고흐의 어머니는 고흐에게 형의 이름 '빈센트 반 고흐'를 그대로 물려준다. 자신의 생일에 죽은 형의 무덤에 가서 우는 엄마를보며 자란 고흐는 자신이 형의 대체재인가, 혼자만으로는 온전히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인가 고민하며 항상 부모의 사랑을 그리워했고, 외로움과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두려움이 평생에 걸쳐 고흐를 따라다녔다. 이렇게 금방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고 또 금방 상처 받았던 고흐에게 진정한 우정을 나눌 사람이 찾아오는데 그 친구를 위해 그렸던 그림이 바로다. 1888년 팔리는 그림이 아닌 주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화가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던 고흐는 시골 마을 아를에 노란 집을 얻어 놓고 뜻을 함께할 사람들을 기다린다. 하지만 당시 그리 유명하지 않았던 ..

고흐 2024.01.27

알브레히트뒤러, 자화상, 1500

당신은 자신과 맞서본 경험이 있는가?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의 상징적 존재인 뒤러는 자화상의 의미와 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 화가다. 13세인 최연소 나이에 자화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부를 꿰뚫어 보여 준 본격적인 자화상을 처음 그린 화가, 자신의 전신 누드 자화상을 그렸고, 실제보다 미화된 모습을 원하는 청년기의 심리를 담은 자화상과 자신이 닮고 싶은 이상형을 자화상으로 그린 것도 뒤러이다. 자존심이 강한 예술가, 개인적인 고집이 아니라 미술가로서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원대한 뜻이었고, 화가는 창조력을 가장 훌륭하게 구현하는 존재임을 말하고자 했다. 그는 이런 능력을 지닌 예술가가 사회적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을 늘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는 당시 독일 인문주의의 중심이었던 뉘른베르크에서 ..

미술 2024.01.20

비테브스크 위에서, 마르크샤갈, 1918

오늘처럼 눈내리는 날, 작품의 초안을 잡고 난 뒤에 샤갈은 벨라에게 말합니다. “내일 또 와주겠어? 다른 그림을 그릴 거야. 우리가 함께 날아다니는 그림을.” 그리고 그려진 그림입니다. 소박한 목조 건물들. 멀리 보이는 교회, 목책, 울타리 옆에서 엉덩이를 드러내고 일을 보는 남자. 이후에도 계속해서 그려지는 러시아의 조그만 유태인 마을 비테브스크의 겨울 풍경입니다. 그리고 이 풍경 위를 날아다니는 두 연인은 바로 샤갈과 벨라입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하늘을 나는 환상, 모든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꿈꾸는 최고의 환상일 것입니다. 하늘을 나는 신랑과 신부, 그리고 고향 비테브스크의 풍경, 이 그림 속에 이미 샤갈이 앞으로 그릴 그림의 모티브는 모두 다 담겨 있습니다. 샤갈의 작품 세계의 윤곽을 결정지은 것은..

미술 2024.01.10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 1818

지금 당신은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살아지고 있는가? 사람들은 나이 들수록 의문을 품지 않고 질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배운 삶의 가치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되면 어느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 된다. 절대적이고 당연한 가치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다. 나는 네가 온전히 너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위해서는 너와 네가 사는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기위해서 말이다. 삶은 등산과 같고 친구는 그 등산길의 동료와 같다. 등산로 입구에서 그렇게 많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들 가 버렸는지 올라갈수록 인적은 드물어지고 그리고 외로워진다. 설사 누군가를 만나 함께 걸을..

미술 2024.01.08

모네, '인상, 해돋이', 1872

孔子三計圖云, 一生之計는 在於幼, 一年之計는 在於春, 一日之計는 在於寅, 幼而不學이면 老無所知요, 春若不耕이면 秋無所望이요, 寅若不起면 日無所辦이니라. 공자께서 이르기를,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그러므로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바가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를 판단할 바가 없느니라. 어떠한가? 클로드 모네(1840~1926), 그가 고향인 르 아브르로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이미 1년전에 돌아가셨고, 여러 도시들은 보불전쟁후 폐허상태나 다름없었다. 아버지의 죽음과 전쟁의 상처로 인한 비참함, 미래에 작가로서 불안감이 깊었다. 그로서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가 되는 힘든 시기였다...

미술 2024.01.05

에바알머슨, Choosing The Dress, 2021

새해 첫 날,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는가?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고 했다. 즉, 삶은 태어남(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서 선택(Choice)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은 그림 속 주인공이 입은 옷을 통해 선택의 책임이 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살면서 크고 작은 선택을 하는데, 우리가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이 우리의 인생을 만든다. 어떠한가? 에바 알머슨은 삶 속에서의 이러한 선택을 ‘옷’에 비유했다. 우리가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보여줄지에 대한 선택권은 우리에게 있다. 어떤 옷을 걸칠지, 어떤 옷을 벗어 던질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뜻일 것이다. 어떠한가? 새로 시작된 한 해, 당..

미술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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