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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Self-portrait with Beret, 1655

15세기 르네상스,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피렌체의 천재들로 인하여 미술사의 부흥을 이루어냈지만, 이후 200여년간은 천재들을 모방하는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역을 좀 옮겨서 네덜란드, 루벤스보다는 한세기 정도후인 17세기는 렘브란트의 시대다. 그는 미켈란젤로처럼 후세까지 존경받는 천재도 아니었다. 루벤스처럼 달필의 외교사절단도 아니었다. 그는 성공적이고 인기있는 화가였던 젊은 시절에서부터 파산의 비애와 진실로 위대한 인간으로서의 불굴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외로운 노년에 이르기까지 그의 생애에 관한 놀라운 기록인 일련의 자화상들을 남겨놓았기 때문이다. 이 모습들은 결코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추한 모습을 결코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이것은 살아있는 인간의 실제 얼굴이다. 여기..

렘브란트 2024.04.04

미켈란젤로, 다비드, 1504

다윗, 미켈란젤로는 전투에 앞선 다윗을 보여 준다. 단단한 대리석이 마치 사람의 살결처럼 부드러워 보인다. 벌거벗고 있어 취약해 보이지만, 동시에 5미터가 넘는 크기로 위압감을 준다. 그는 긴장하고 분노해 있다. 언제라도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 미켈란젤로는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한 다윗을 표현했다. 전사 다윗은 정신을 바짝 차린 동시에 차분함을 보이고 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참을성을 발휘하고 있다. 대담무쌍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움직임을 담은 자세로 서 있다. 막 무게 중심을 옮기거나 한 걸음을 내딛은 것처럼 보인다.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 인물이 한쪽 다리에 몸무게를 모두 싣고 다른 다리는 앞으로 향한 채 서 있는 것이다. 또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고, 왼팔로 물매를..

미술 2024.03.22

프리마베라, 보티첼리, 1482

당신의 봄은 어느곳에서 오는가? 보티첼리는 '꽃의 도시' 피렌체가 황금기를 구가했던 15세기에 활동한 초기 르네상스의 대표 화가이다. 그림 '프리마베라' 속 무대는 신화에 나오는 황금사과가 열린다는 영원한 봄의 정원이고,한 가운데 서 있는 여성은 비너스, 사랑의 여신이자 봄의 상징이며, 모든 예비 신부의 표상이다. 어떻게보면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이 짝을 찾는 건 사랑의 힘 덕분이고, 생명이 그로인하여 탄생한다. 왼쪽으로는 비너스의 수행 여신들인 삼미신(三美神)이 비너스의 존재가 무색할 만큼 속살이 비치는 관능적인 하얀 드레스를 입고 원무를 추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는 이들의 이름을 에우프로쉬네(Eu-phrosyne·기쁨), 탈리아(Thalia·꽃의 만발), 아글라이아(Aglaia·빛남)라고..

미술 2024.03.08

부귀옥당富貴玉堂, 허달재, 2011

다가오는 봄, 당신은 무엇을 소망하는가? 모란은 부귀(富貴)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주돈이(周敦頤)는 화려하게 핀 모란을 부귀한 꽃이라고 불렀다. 부귀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재산이 많고 출세해 명예를 얻는 것을 포함하고 있으니, 모란은 부귀와 명예를 나타내는 꽃, 부귀화(富貴花)로 명명되는 것이다. 모란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나 사랑을 받았고, 특히나 조선 후기부터 왕가의 혼례복이나 병풍, 민화 등에서 부귀를 주제로 사용되었다. 궁궐의 중전(中殿) 뜰, 그 곳에만 심을정도로 귀한 꽃이었다. 어떠한가? 고택의 육중한 대문에 활짝 핀 흰색과 붉은색의 모란, 탐스럽고 귀한 자태 꽃중의 왕 부귀를 상징하는 가장 기품 있는 모란. '부귀옥당(富貴玉堂)'은 집안에 부귀와 영화가 깃들기를 바..

미술 2024.02.29

피터르 브뤼헐, 눈속의 사냥꾼, 1565

예상치못한 폭설, 당신의 오늘은 안녕하신가? 플랑드르, 물이 범람하는 저지대란 뜻의 플랑드르는 오늘날 벨기에를 중심으로 네덜란드 서부와 프랑스 북부 일대에 걸친 땅, 당시 플랑드르 지역 풍속화를 그린 화가 피터르 브뤼헐. ‘눈 속의 사냥꾼’은 브뤼헐이 사계절을 주제로 제작한 6개의 연작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폭설이 내린 뒤의 마을 풍경을 배경으로 사냥을 끝내고 귀가하는 사냥꾼들과 노동하는 장면, 한겨울 놀이 문화를 담은 그림이다. 브뤼헐이 마흔이던 1565년에 제작한 이 그림에는 겨울 사냥에서 돌아오는 세 명의 사냥꾼과 사냥개들, 그 왼쪽 사선을 따라 아이를 포함해 다섯 명의 사람이 보인다. 그들은 모닥불로 돼지털을 그을리고 있다. 돼지도살이 주로 1월에 벌어지는 연중행사였던 당시 풍습을 감안하면 ..

미술 2024.02.24

장욱진, 동산, 1978

당신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 장욱진의 동산, 바람에 흔들리는 짙은 녹색의 포플러나무, 화면에 생기가 느껴진다. 화가 장욱진은 아이나 소, 땅 등의 대상들은 모두 담채로 그렸으면서도 유독 중앙의 나무만큼은 거친 마티에르와 함께 짙은 초록으로 채색하여 나무에서 강하게 발산되는 생명력과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느끼게 한다. 나무 아래로 손을 잡은 형제와 그들을 따르는 소와 개는 서정성이 물씬 풍기며, 나무 위로 날아오르는 새의 무리가 흔들리는 나무와 함께 시원한 바람을 느끼게 한다. 더군다나 화면 상단의 푸른색 바탕 위로 거꾸로 늘어서 있는 집들은 화면의 공간을 더욱 입체적이고, 동적으로 보이게 한다. 장욱진은 말한다. 가족은 전업 작가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심적으로 물질적으로 도와준 특별한 존재, 그리고 혼란..

미술 2024.02.10

살바도르달리, 1969, 여왕의 크로케 경기장(The Queen's Croquet-Ground)

2024년 당신의 봄맞이는 무엇으로 시작하는가? 상상력의 샘이 말라붙어 이야기가 바닥난 지친 이야기꾼이 소심하게 말하기를 "나머지는 다음에" 그러면 "지금 해주세요!" 행복한 재잘거림, 그렇게 이상한 나라 이야기가 생겨났네. 그렇게 천천히, 하나씩 신기한 사건은 일어났고, 이제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네, 명랑한 뱃사공들 배를 몰아 노을 아래 집으로 향하네. 앨리스! 이야기가 유치하더라도 너그러이 봐주기를, 신비로운 추억의 갈래속 어린시절 꿈이 타래 튼 곳에 놓아주기를, 순례자가 이역만리에서 꺽어온 시든 꽃다발을 두고 가듯이. 어떠한가? 立春길 봄맞으러 갔다가 봄심술에 몸살이 엄청. 겨울은 그렇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전국 곳곳에 심술 눈비가 엄청. 봄은 그렇게 온다. 당신의 마음에 호기심을 멈추지 ..

미술 2024.02.07

장욱진, 巨木 ㆍ古木, 1954

"나는 심플하다." 이 말은 내가 항상 되풀이 내세우고 있는 나의 단골말 가운데 한 마디지만, 또 한번 이 말을 큰 소리로 외쳐 보고 싶다. "나는 깨끗이 살려고 고집하고 있노라." 장욱진의 나무 그림 중에서 가장 많은 나뭇가지가 그려진 작품, 거목(고목). 여러 갈래로 뻗은 나뭇가지와 주변의 새들, 그리고 나무 밑동에 그려진 작가의 서명 등 모든 소재들이 가운데에 위치한 나무 풀기로 향해 있어 시선이 집중되며 작품 전체에서 통일성이 느꺼진다. 표면을 스크래치 기법으로 긁어내어 거친 질감을 포현했으며, 해가 넘어가기 직전 둥지로 모여드는 새들과 하단의 집들을 상하에 병치시켜서 내용적인 면에서의 조화를 이끌어냈다. 어떠한가? 당신은 어떤 나무인가? 해넘이전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품을 수 있는 거목, 고목일..

미술 2024.02.01

혜원 신윤복, 미인도, 조선후기

봄, 당신은 무엇으로 설레는가? 혜원蕙園 신윤복, 갓 피어난 초롱꽃 같은 곱고 여린 여인이 다소곳이 서 있다. 갸름한 얼굴에 반듯한 이마, 얄따란 눈썹과 갸름한 눈, 마늘쪽 같은 오똑한 코와 앵두 같은 도톰한 입술, 한눈에 봐도 흠잡을 데 없는 미인이다. 단정하게 빗은 머리 위에 얹은 트레머리는 단아한 얼굴에 탐스러움을 더해 주고, 희고 가는 목 뒤로 하늘거리는 몇 가닥 머리칼은 더없이 매혹적이다. 남자주색으로 깃과 고름, 곁마기를 대고 옥색으로 소매 끝동을 댄 삼회장저고리와 한껏 부풀어 오른 쪽빛 치마는 화려하진 않지만 세련되고, 사치스럽진 않지만 고급스럽다. 머리에 묶은 자줏빛 댕기와 청색 매듭이 달린 마노 노리개도 그렇다. 그림 속의 여인은 누구일까? 조선시대에 여염집 여인을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술 2024.01.30

고흐, 해바라기, 1888

형이 죽고 정확히 1년 뒤에 고흐가 태어났고, 고흐의 어머니는 고흐에게 형의 이름 '빈센트 반 고흐'를 그대로 물려준다. 자신의 생일에 죽은 형의 무덤에 가서 우는 엄마를보며 자란 고흐는 자신이 형의 대체재인가, 혼자만으로는 온전히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인가 고민하며 항상 부모의 사랑을 그리워했고, 외로움과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두려움이 평생에 걸쳐 고흐를 따라다녔다. 이렇게 금방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고 또 금방 상처 받았던 고흐에게 진정한 우정을 나눌 사람이 찾아오는데 그 친구를 위해 그렸던 그림이 바로다. 1888년 팔리는 그림이 아닌 주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화가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던 고흐는 시골 마을 아를에 노란 집을 얻어 놓고 뜻을 함께할 사람들을 기다린다. 하지만 당시 그리 유명하지 않았던 ..

고흐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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