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순식간에 왔다가 사라지는 소나기 같은 것, 여름 한 철 황순원의 소나기처럼 짧고 아쉽게 끝난 소년의 첫사랑. 아름답고 고요하고, 무엇보다 순결한, 세상에 막 탄생한 듯한, 그 눈부신 풍경속에 창백한 소녀가 있고, 그 소녀를 넋 놓고 바라보는 소년이 있다. 소년은 괜시리 물수제비 따위로 소녀에게 심술을 부리고, 소녀는 그 심술을 싫지 않은 듯 미소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가까워지던 소년과 소녀의 어느 한낮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쳐들어오고 그 둘은 나무 아래로, 동굴 속으로 소나기를 피해 다닌다. 어떠한가? 요즘 볼 수 없는 이 순결한 연인들, 사랑의 떨림. 소나기, 사랑이란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 사랑이란 하루종일 땡볕이 들다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처럼, 어떠한가? 사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