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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피터르 파울 루벤스, 1620

프리기아(소아시아)의 산지 마을에는 아주 아름답고 멋진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두 그루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 있다. 하나는 ‘보리수’고, 다른 하나는 ‘참나무’다. 하나의 줄기에서 두 그루의 나무가 자라다니. 어떤 사연이 있을까? 올림푸스의 최고 신인 주피터(제우스)와 전령의 신인 머큐리(헤르메스)는 인간 세상을 살펴보기 위해 정체를 숨긴 채 프리기아의 한 마을을 방문한다. 하지만 집집마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그때 가난한 오두막집들 중에서도 가장 초라한 집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은 그 집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그들이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문이 활짝 열리면서 따뜻하고 친절한 얼굴이 나타났다. ‘바우키스’라는 이름의 노파는 허기진 나그네들을 기쁘게 맞이하면서 변변치 않은 저녁식사지만 ..

미술 2023.04.20

만종, 장프랑수아 밀레, 1857

한 뼘 길이만큼의 짧은 삶에서 진정 우리의 소망은 무엇에 있는가? 시편 39장 5. 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You have made my days a mere handbreadth; the span of my years is as nothing before you. 찬송가 552장 한번가면 않오는 빠른 광음지날때 귀한 시간 바쳐서 햇빛되게 하소서 어떠한가? 오늘 나는 누구에게 빛과 소금이 되었을까? #아침해가돋을때 https://youtu.be/A32uT4Jj074만종, 1857-1859년. Musée d'Orsay, 파리, 장프랑수아 밀레.

미술 2023.04.19

몽유도원도, 안견, 1447

조선조 최고의 황제로 대왕으로 추존된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바깥쪽은 보상당초문(寶相唐草文)으로 푸른 비단에 몽유도원도라는 제첨(題簽)이 붙어 있으며 안평대군의 발문이 적혀 있다. 世間何處夢桃源 野服山冠尙宛然 著畵看來定好事 自多千載擬相傳 後三日正月夜 在致知亭因故有作 ;淸之 이 세상 어느 곳이 꿈꾼 도원인가 은자(隱者)의 옷차림새 아직도 눈에선하거늘 그림 그려 놓고 보니 참으로 좋을시고 여러 천년 전해지면 오죽 좋을까 그림이 다 된 후 사흘째 정월 밤 치지정(致知亭)에서 다시 펼쳐보고 짓는다. ;청지 씀 몽유도원도의 정신적 배경은 안평대군이 꿈속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흘 만에 완성한 것이다. 왕자의 사생활이 엄격히 감시되던 당시로 볼 때, 무릉도원의 꿈을 그림과 찬문(讚文)으로 남기는 ..

미술 2023.04.18

렘브란트, 켄우드자화상, 1663

나의 첫 유럽여행은 렘브란트(Harmensz van Rijn Rembrandt.1606~69) 의 자화상을 보기 위해 떠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몇년 전 서울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림에 매료되어 어느 잡지에 글을쓴 적이 있었다. 어떤 그림이나 글을 보고 받은 최초의 감동이 채 지워지지않은 상태에서 무엇이 어떻게 좋은가를 논하는 건 조금 위험할지도모른다. 마치 마취가 덜 깬 상태에서 입술을 움직여 말하는 것처럼 어설프고 두서가 없을 터이다. 서점에 가득한, 서로 읽어달라 아우성치는 책더미 속에서 하나의 눈빛이 내게로 왔고, 그 순간 내 속의 무언가가 무너져내렸다. 켄우드 자화상(1663~65년)에서 날 사로잡은 것은 바로 그 으스스한 시선이었다. 임빠스또(Impasto, 캔버스에 물감을 두텁게 칠하..

렘브란트 2023.04.17

조토, 유다의 입맞춤, 1302

예수는 체포됐다. 어둠을 뚫고 한 무리 사람들이 횃불과 창을 들고 몰려 왔다. 적의에 들끓는 시끌벅적한 무리의 앞장을 선 자는 노란 옷의 유다다. 유다는 예수를 감싸 안고 입을 맞추려 한다. 유다가 예수를 밀고하기 위해 예수에게 다가가 입맞춤을 한다. 유다는 로마군에게 자신이 입을 맞추는 사람이 예수라고 알려주었다. 예수는 유다를 가만히 응시한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꿰뚫어 보는 듯한 예수의 눈빛에서 위엄이 느껴진다. 조토의 이 벽화는 회화 역사에서 군중 격투 장면의 기원이 되었다. 군중이 격돌하고 창과 장대, 횃불이 부딪치는 장면은 파올로 우첼로,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등 수많은 화가가 재연하고 모방했다. 조토는 유다와 예수를 화면의 정중앙에 배치하지 않았다. 두 인물이 화면 중앙에 있었다..

미술 2023.04.16

고야, 자화상, 1825

Aun(아직), aprendo(배우다), '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 텁수룩한 머리카락과 수염이 모두 하얗게 센 고령의 노인,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겨우 서 있는 이는 고야 자신이다. 지팡이를 짚은 손은 의외로 단단하고 굳세어 보인다. 배경은 어둡고 깜깜하지만 어느 한 곳을 바라보는 눈빛은 날카롭다. Francisco Goya 1825년 70세가 넘은 그의 말년에 그린 작품으로, 늙음과 질병 조차도 자신의 길을 막지 못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어떠한가? 팔순을 앞둔 천재화가 고야의 삶 또한 이러할진데, 평범함에 하나를 더하지도 못하는 나의 삶에 배움이 없다면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Aun(아직), aprendo(배우다), 배움. 가장 겸손함. 정성껏 나머지 삶을 채워 볼 일이다. #고야.검..

미술 2023.04.15

프리마베라, 보티첼리, 1480

당신은 아직 오지못한 봄날을 고대하는가? 1480년 보티첼리가 그린 ‘봄’ , 3m를 넘는 대형 화면의 가운데 한 여인이 있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그 위를 붉은색 숄이 둘렀다. 손의 움직임에서 풍기는 기품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세 명의 인물은 그 앞에서 손을 높이 올려 잡고 춤을 춘다. 오른쪽을 보면 또 다른 여인이 꽃으로 몸을 감싼 채 걸어온다. 이 여인 곁에는 한 인물이 있는데 그를 잡으려는 이가 있다. 왼편으로 눈을 돌리면 칼을 찬 남성이 막대기로 오렌지를 따려 한다. 큐피드는 눈을 가린 채 이 모든 상황의 위에서 화살을 겨눈다. 화면 한가운데 있는 여인은 사랑의 여신 비너스다. 춤추며 그 앞을 지키는 인물들은 비너스의 시녀들 삼미신(三美神)이다. 오른쪽에서 걸어오는 인물은 꽃을 상징하..

미술 2023.04.14

렘브란트, 미소짓는 자화상, 1668

삶의 끝자락에서 자신을 바라본다면? 렘브란트, 차츰 그의 그림에 빠져들면서 그의 그림의 매력은 머리나 손재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그 삶을 움직이신 하나님께로부터 나왔다는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한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한때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가 갑자기 곤두박질쳤을 뿐 아니라 눈물과 애탄 속에서 삶을 지새웠다. 주위의 가족을 모두 떠나보내고 나중에는 외아들, 사랑하는 아내와도 작별을 고해야했다. 재정은 파탄이 났고 과거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이 되어 버렸다. 그의 인생을 비춘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것은 두려운 어둠을 이기는 완전한 회복의 빛줄기였다. 사랑에 빚진 자임을 아는 순간 그의 눈이 떠졌고 그의 앞에는 새로운 인생이 펼쳐졌..

렘브란트 2023.04.14

한스홀바인, 자화상, 1543

수천만의 인명을 앗아간 흑사병이 '암흑의 시대 (The Dark Ages)'로 불리기도 하는 중세시대의 유럽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죽음에 관해 깊게 사색하기 시작했다. 1346년과 1353년 사이에 적게는 7,500만, 많게는 2억 명의 유라시아와 북아프리카 주민들이 흑사병에 희생되었다고 한다. 이 시기에는 심각한 기근과 전쟁도 많이 터졌다. 그들은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고, 나는 새를 떨어뜨린다는 사회 각계각층의 권세가도 절대로 이길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죽음은 선량하고 무고한 사람들도 때가 되면 다음 세상으로 데려간다. 심지어 세상을 제대로 경험해보지도 못한, 5살 정도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대규모의 죽음은 긍정적인..

미술 2023.04.13

[세한도의 추사 김정희] 세한도, 논어, 장무상망, 1844

‘세한도’ 1844년 제주도 유배지에서 귀양살이하고 있는 스승 김정희에게 두 번씩이나 북경으로부터 귀한 책들을 구해서 보내준 제자 이상적의 인품을 소나무와 잣나무의 지조에 비유하며 추사 김정희가 답례로 그려 준 그림이다. 지난해 ‘만학집’과 ‘대운산방문고’ 두 책을 부쳐 주고 올해 또 ‘황조경세문편’을 보내줬다. 이 책들은 세사에 늘 있는 책이 아니고 천만 리 머나먼 곳에서 몇 해를 두고 구한 책들로 일시에 얻은 것이 아니다. 게다가 세상의 흐름은 온통 권세와 이득을 좇을 뿐이다. 이 책들을 구하기 위해 이렇듯 마음을 쓰고 힘을 썼으면서도 권세가 있거나 이익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보내지 않고 바다 멀리 초췌하고 깡마른 유배객에게 보내줬다. 공자께서는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추사 김정희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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