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무엇인가? 천경자화백의 이 자화상은 32년전으로 돌아가 스물 두살 때 모습으로 자신을 그렸다. 자화상은 대부분 현재의 자신을 기록하려는 그림인데 비해 특이하게 과거형인데다 사실적이지도 않다. 자신의 전 생애를 포괄하는 하나의 전형인 통시적 자화상이다 당당하게 정면을 주시하고 있지만 표정을 알 수 없는 가운데 노란 눈동자의 흰 동공이 어딘지 슬프면서도 결연한 초월의 느낌을 준다. 천경자는 "그 이유를 모르겠지만 금가루를 섞어 노란 눈동자를 그리면 더욱 강렬한 빛을 내면서도 슬퍼 보인다"고 했다. 천경자의 그림에서 여인은 피곤과 우울감에 푹 젖어 있는 듯이 보인다. 머리에 띠처럼 두르고 있는 초록과 주홍의 뱀 4마리를 머리에 인 채로 목을 꽃꽃하게 세우고 있다. 눈빛은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앙 다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