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미술 145

티치아노, 펠리페2세, 1556

진정한 리더는 지나간 시절의 후광이 걷히고, 연극이 끝난후에서라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에스파냐는 15세기 말 신데렐라처럼 갑작스럽고도 화려하게 유럽 무대에 제국으로 등장했다. 1492년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의 이슬람교를 축출하면서 700년 동안의 레콩키스타를 완성했다. 우여곡절끝에 신성로마제국과 에스파냐 모두의 왕권을 승계받았는데 그가 바로 카를로스1세이다. 그의 통치 범위는 오늘날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헝가리, 체코, 프랑스 일부,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 나폴리, 시칠리아, 북유럽, 중남미를 아우르는 ‘해가 지지 않는 국가’였다. 당신은 에스파냐의 무적함대 아르마다(Armada Invencible)와 레판토해전을 알고 있는가? 스페인의 전성기는 1500년생 카를로스 1세와 그의 아들..

미술 2023.07.09

렘브란트, 자화상, 63세, 1669

당신 삶의 마지막 때, 당신은 눈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렘브란트는 프로테스탄트 국가였던 네덜란드에서 활동했다. 직접 이탈리아에 가본 적은 없지만 판화나 다른 동료로부터 이탈리아 미술의 영향을 받았다. 1640년대 암스테르담 최고의 인기 화가였으나 이 자화상을 그릴 때는 이미 파산한 상태였다. 렘브란트가 죽기 몇 달 전 그린 자화상. 나이 들어가는 얼굴에 집중해 물감을 두껍게 발라 얼룩덜룩한 피부, 숱이 적어진 눈썹 등을 그렸다. 옷과 배경은 얇게 재빨리 칠해서 밝은 빛을 받은 섬세한 얼굴 표정에 주목하게 한다. 자화상으로 자신을 성찰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노인 초상화를 그리기 위한 회화 기술을 연습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떠한가? 삶의 이른 정점을 누리고 하강했던 렘브란트. 삶의 마지막 문턱에 선 16..

미술 2023.07.07

반다이크, 존 스튜어트와 버나드 스튜어트 형제, 1638년경

당신의 젊음을 기억하는가? 그림 속 소년들은 영국 귀족인 3대 레녹스 공작의 아들들로, 왼쪽이 형인 존 스튜어트, 오른쪽이 동생 버나드 스튜어트. 당시 18세, 17세에 불과했지만 귀족의 거만함이 느껴진다. 두 사람의 자세와 호화로운 옷은 이들의 부유함과 높은 신분이 돋보이도록 계산된 것이다. 이 그림은 스튜어트 형제가 유럽 대륙으로 그랜드투어 여행을 떠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려졌다. 스튜어트 형제는 1639년1월 30일, 영국 돈 100파운드와 하인 6명을 데리고 3년 동안 해외 여행을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3년 후, 1642년에 영국에서 국왕 찰스 1세와 의회가 서로 심하게 다투어 전쟁(청교도 혁명)이 일어났고, 스튜어트 형제의 집안은 국왕의 친척이었기 때문에 국왕 편으로 전쟁에 참..

미술 2023.07.06

프리드리히,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 1818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밭을 가는 농부는 글을 읽는 서생을 부러워하고, 글을 읽는 서생은 밭을 가는 농부를 부러워한다. 대나무 광주리 옆에 대롱대롱 매달린 표주박 속 탁주와 으리으리한 대궐 같은 저택에서 즐기는 산해진미도 실제로 먹고 마시는사람보다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이 더 진한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도연명陶淵明(365~427)의 시를 읽다 보면 농부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던 이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뜨거운 햇볕과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견디며 농사를 짓는 농부 본연의 삶은 도연명의 시처럼 절대 유유자적하지 않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의 삶을 부러워한다. 아마 현재와 과거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당시엔 견딜 수 없을 만큼..

미술 2023.07.02

금강전도, 겸재(謙齋) 정선, 1734

지금까지 당신의 삶은 어떠했던가? 그렇다면 앞으로의 당신의 삶은 어떠할까? 마른 양지길이 있기도 했지만, 종종 질척한 음지의 길도 걸어왔을 것이다. 조선 영조시대 겸손한 선비로 불리기를 바랬던 겸재 정선이 금강내산(金剛內山)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금강전도》를 인용해보면, 바위산(양)과 흙산(음)이 마주해 동그랗게 순환하는 것처럼 표현되어 있다. 정선의 그림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역의 기본 8괘의 기본인 음양론의 핵심은 '서로를 완성해 주는 관계'다. 우리네 삶도 비슷한 구조다. 동전의 양면처럼 두 모습이 존재한다. 자연 세계도, 인간 세계도, 지속되는 좋은 일도 없고 지속되는 나쁜 일도 없다. 지금은 너무 힘들고 고단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고 평온한 행복의 시간이 온다. 또한 지..

미술 2023.06.24

펠릭스발로통, 소나기, 1894

갑자기 소나기가 오면? 19세기 프랑스 작가 발자크는 “도시는 끝없이 행진할 뿐 결코 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시도 갑자기 쉬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소나기가 쏟아지면 사람들은 하던 일과 가던 길을 멈추고, 비를 피하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진다. 펠릭스 발로통(1865∼1925)의 1894년 작 석판화 ‘소나기(L‘Averse)’는 갑작스러운 비를 만난 대도시 파리 시민들의 부산한 움직임을 포착한다. 파리의 대도시화는 19세기에 와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18세기에 대략 50만∼60만 명에 그치던 파리 인구는 1831년에 78만여 명, 그리고 1846년에는 마침내 100만 명에 이른다. 그중 지주, 부르주아, 고위공무원 등으로 이루어진 5%의 상류층이 부의 75.8%를 차지했고, 육체노동자로 이..

미술 2023.06.22

폴고갱 2, 자화상, 1903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스스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죽은 것은 스스로를 변화 시키지 못한다. 단지 상황이 그것을 바뀌게 할 뿐이다. 이것은 변화가 아니다. 그저 썩어가는 것이다. 아이는 커서 어른이 된다. 아이를 크게하는 것은 아이의 내부에 있는 힘이다. 사람이 죽으면 땅에 묻는다. 세월이 가면 육탈이 되어 뼈만 남게된다. 죽은 것을 바뀌게 하는 것은 내부의 힘이 아니라 외부의 힘이다. 바람과 비와 세월과 미생물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외부의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는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우리는 이미 죽어있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단지 상황과 환경의 희생자일 뿐이다.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떠한가? 그렇다면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

미술 2023.06.18

십자가에서내려지는예수,루벤스, 1612

후회없는 선택은 무엇인가? 플란더스의 개, 파트라슈가 보고 싶어했던 루벤스의 그림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강한 빛이 십자가형으로 영혼이 떠난 예수의 신체에 집중되고, 예수를 염려하는 인물들의 다양한 표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큰 대각선의 구도와 함께 처형에 지친 인물과 고뇌에 빠진 인물들의 섬세한 표현이 돋보인다. 먹구름 가득한 어두운 배경과는 달리 인물들의 표정에는 환한 빛이 가득하다. 루벤스는 어두운 배경 속에서 강렬한 빛을 살린 표현으로 그림을 극대화한다. 예수님의 모습은 절제되고 극적으로 그려져 있다. 먹구름 가득한 어두운 배경 중앙에는 나무 십자가가 있고, 십자가의 중심에 손과 발, 옆구리, 얼굴이 피로 범벅된 예수님의 시신이 있고, 사람들은 예수님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리고 있다. 십자가 ..

미술 2023.06.15

폴고갱 1, 자화상, 1903

우영우는 이야기한다. "모두가 저와 다르니까 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게 제 삶이니까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흰고래 무리에 속해 지내지만, 그들과는 다른 외뿔고래. 어떠한가?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홀로이다. 우리 모두가 외뿔고래일지도 모른다. 각자가 일종의 구리 탑에 갇혀 신호로써만 다른 이들과 교신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신호들이 공통된 의미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 뜻은 모호하고 불확실하기만 하다. 우리는 마음속에 품은 소중한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고 안타까이 애쓰지만 다른 이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힘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나란히 살고 있으면서도, 나는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 채..

미술 2023.06.14

장오노레 프라고나르, 그네, 1767

프랑스 역사에서 1767년은 사치와 향락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였다. 20년쯤후에는 프랑스는 대혁명을 맞이한다. 당시 귀족층들이 즐겼던 미술 작품들은 회화, 조각, 건축 등 전 분야에 걸쳐서 결코 실용적이지 않은 화려함 만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미술을 로코코 양식이라고 한 것입니다. 로코코(Rococo)라는 단어가 본래 분수대를 장식하는 미끈한 조약돌 혹은 조개 껍질을 의미하는 로카이유(rocaille)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지요. 프랑스 대혁명으로 인해 로코코 미술은 금세 사그러지게 됩니다. 일단 대혁명의 숙청 대상이었던 왕실, 귀족들의 미술이었고, 대혁명 당시에 유럽 전역을 휩쓸게 된 이성 중심의 계몽주의 사상 때문에 감성을 주제로 한 로코코 미술은 타파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프..

미술 2023.06.1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