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폴고갱 1, 자화상, 1903

풍선(balloon) 2023. 6. 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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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는 이야기한다.

"모두가 저와 다르니까 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게 제 삶이니까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흰고래 무리에 속해 지내지만,
그들과는 다른 외뿔고래.

어떠한가?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홀로이다.
우리 모두가 외뿔고래일지도 모른다.

각자가 일종의 구리 탑에 갇혀 신호로써만 다른 이들과 교신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신호들이 공통된 의미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 뜻은 모호하고 불확실하기만 하다.

우리는 마음속에 품은 소중한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고 안타까이 애쓰지만 다른 이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힘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나란히 살고 있으면서도, 나는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마치 이국 땅에 사는 사람들처럼 그 나라 말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온갖 아름답고 심오한 생각을 말하고 싶어도 기초 회화책의 진부한 문장으로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사람들과 똑같다.

어떠한가?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가장,
가난이란 것은 가족과의 관계마저도 종종 단절시킨다. 고갱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고갱이 생전에 그린 마지막 자화상.

이전의 자화상들과 달리 순한 눈빛에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 이때 고갱이 깨달은 것 중하나는 '유토피아'가 특정 지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행위 그 자체'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시작한 후로 그는 어린 시절 페루에서 느꼈던 낭만과 행복을 찾기 위해 평생을 유랑했지만 사실 그가 찾던 유토피아는 캔버스에 있었던 것이다.

이 자화상을 완성한 해의 5월, 그는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타히티 원주민들은 한때 자신들의 편에 서서 프랑스에 대항했던 고갱의 죽음을 애도하며 섬 한쪽에 무덤을 만들어주었다.

가족들을 돌보지 않은 채 자기만족을 위해 예술을 하겠다고 떠났지만, 고갱은 자신의 예술을 완성하는 명성을 얻었던 것이다.

<6펜스>라는 현실속에서 <달>이라는 이루고자하는 이상을 위하여 몸부림치는, 흰고래 무리속의 외뿔고래로 살고있는 당신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당신의 삶은 비록 이상하고 별날지도 모르지만, 가장 가치 있고 가장 아름다움에 틀림없을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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