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장오노레 프라고나르, 그네, 1767

풍선(balloon) 2023. 6. 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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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역사에서 1767년은 사치와 향락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였다. 20년쯤후에는 프랑스는 대혁명을 맞이한다.

당시 귀족층들이 즐겼던 미술 작품들은 회화, 조각, 건축 등 전 분야에 걸쳐서 결코 실용적이지 않은 화려함 만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미술을 로코코 양식이라고 한 것입니다.

로코코(Rococo)라는 단어가 본래 분수대를 장식하는 미끈한 조약돌 혹은 조개 껍질을 의미하는 로카이유(rocaille)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지요.

프랑스 대혁명으로 인해 로코코 미술은 금세 사그러지게 됩니다. 일단 대혁명의 숙청 대상이었던 왕실, 귀족들의 미술이었고, 대혁명 당시에 유럽 전역을 휩쓸게 된 이성 중심의 계몽주의 사상 때문에 감성을 주제로 한 로코코 미술은 타파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로코코 미술의 마지막 대가인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를 통해 당시 귀족들의 성 풍속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그림도 일종의 페트 갈랑트입니다.

작품을 보면, 울창한 숲 속에서 귀족들이 그네를 타며 놀고 있습니다. 어두운 그늘 속에서 여자의 연분홍 치마가 한 떨기 꽃송이같이 환하게 빛나고 있고, 여자는 그네를 타면서 장난스럽게 신발을 벗어 던지고 있습니다.

그네를 밀어 주는 나이든 사람은 그림자 속에 숨어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자의 치마 속이 들여다보이는 위치에 누워 있는 남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여자의 애인입니다. 두 사람의 은밀한 연애를 암시하듯 남자가 기댄 에로스상은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 공공연했던 혼외 연애 풍속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로코코 미술에는 관능적인 정취가 담뿍 배어 있습니다.

어떠한가?

프라고나르(1732~1806)는 인생의 짧고 덧없는 순간을 즐겼던 사람들을 그려냈다.

정부(情婦)가 그네를 타는 모습을, 그네를 미는 집사, 그러면서 자신의 위치는 정부의 다리 근처로 묘사하였다.

공원에서 밝은 분홍색 옷을 입은 젊은 여인이
하인이 뒤에서 밀고 당겨주는 그네를 타면서 애인에게 관능적인 매력을 호소하기에 바쁘다. 여인은 한 발을 높이 더 쳐들다가 신이 벗겨져 공중에 뜨고 애인은 한 팔을 들어 놀라움과 기쁨을 표시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의 천사 부조상과 화면 가운데의 아기 조각상은 마치 살아있는 듯 이들의
연애 장면을 놀라운 표정으로 쳐다 보고 있다.

하늘은 비가 올 듯 구름이 잔뜩
낀 모습이지만, 숲 속에 매달린 그네를 타는 젊은 여인의 육감적인 몸짓은
어떠한 근심이나 걱정도 없어 보인다.

이들을 모두 감싸고 있는 숲속의 무성한 나무들이 밖으로 넘칠 듯한 대담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처럼 화려하고 감각적인 그림을 즐겨 그리던 프라고나르의 그림들은 프랑스 혁명을 전후로 하여 모두 배척받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어떠한가?

로코코 미술은 호사스럽고 우아한 삶에 대한 상상력을 추가했지만 생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람들이 너무나도 사치스럽다고 여기기 시작했다.

평범한 일상에서의 잠시의 일탈은 눈감아 줄 수 있으나, 그것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운 법 아닐까?

모두가 일탈을 꿈꾸는 듯 하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고 싶어하는 것 아닐까?

오늘 그리고 지금이 우리네 인생의
화양연화(花樣年華)일지도 모르겠다.

https://youtu.be/FBf6MhSwuYk

*The Swing,1767*
Jean-Honoré Fragonard, The Swing, 1767, Oil on canvas, 64.2×81cm, Wallace Collection, London

#서양미술사를보다 #양민영
#프랑스 #로코코 #장오노레프라고나르
#그네 #1767년 #페트갈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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