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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 4

프리다칼로, 부러진 기둥, 1944

호수에 바람이 분다 겹 물결 흩어져 간다 멈추고 나면 아무 흔적 없는 인생이란 그런거지 찬란한 코나투스여 그 길 따라 나는 간다 세상의 아픔과 영광들아 무게 없는 기적일 뿐 거센 바람 불어와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큰 물결 일렁이던 거긴 아무 것도 없는데 왜 우리는 아파하는가 왜 고통을 안고 살까 알 수 없는 운명을 안고서 오늘이란 길에 선다 어떠한가? 코나투스(conatus) 어떤 실체가 자기의 존재를 유지하려는 노력, 추구, 욕망. 스피노자를 인용하면, 코나투스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사물의 진정한 본질이며, 모든 사물과 사람은 각자만의 고유한 코나투스를 가지고 있기에,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자신의 생명을 보전하려는 노력보다 귀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가? 프리다칼로의 1944년 ‘부러진 기둥’이..

미술 2024.08.28

내슬픈 전설의 22페이지, 천경자 , 1977

인생이란 무엇인가? 천경자화백의 이 자화상은 32년전으로 돌아가 스물 두살 때 모습으로 자신을 그렸다. 자화상은 대부분 현재의 자신을 기록하려는 그림인데 비해 특이하게 과거형인데다 사실적이지도 않다. 자신의 전 생애를 포괄하는 하나의 전형인 통시적 자화상이다 당당하게 정면을 주시하고 있지만 표정을 알 수 없는 가운데 노란 눈동자의 흰 동공이 어딘지 슬프면서도 결연한 초월의 느낌을 준다. 천경자는 "그 이유를 모르겠지만 금가루를 섞어 노란 눈동자를 그리면 더욱 강렬한 빛을 내면서도 슬퍼 보인다"고 했다. 천경자의 그림에서 여인은 피곤과 우울감에 푹 젖어 있는 듯이 보인다. 머리에 띠처럼 두르고 있는 초록과 주홍의 뱀 4마리를 머리에 인 채로 목을 꽃꽃하게 세우고 있다. 눈빛은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앙 다문..

미술 2024.08.26

라파엘로, 자화상, 1498

당신은 어떠한 시간을 살고 있는가? 이따금 가슴 설레는 일을 발견해도, 이미 너무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젊음이 다 빠져나갔다고,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때다. 나는 그럴 때면 10년 뒤의 나를 상상한다. 10년 뒤 나는 지금을 회상하며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 때만 해도 참 젊었는데….’ 그렇다. 지금의 당신은 당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에서 가장 젊다. 어쩌면 싱그럽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뿐 아니라 이미 성숙을 경험했다. 과거의 당신이 갖추지 못한 경험과 지혜까지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는 건 한마디로 가장 좋을 때라는 것이다. 당신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자, 놀랍도록 소중한 기회라는 뜻도 되겠다. 시간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기에 우리는 종종 시간을 오해한다. 가장..

미술 2024.08.23

렘브란트, 베레모와 옷깃을 세운 53세 자화상, 1659

당신 마음에 금이 생겼는가? 자신이 한없이 커지면 사람들은 자기 이외의 세계를 보려하지 않는 법이다. 이로인하여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게되는 법이다. 내게 집중되었던 관심의 영역이 넓어져 다른사람들을 향하게 되고, 더 나아가 궁극적인 세계와 마주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에 이르게 된다.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 되지 않으면 못 견디는 마음 상태에서는 타자를 위한 여백은 없게된다. 그러다가 한계상황을 만나 자기성찰에 이르게 되면 자신의 비참함에 놀라게 되는 법이다. 어떠한가? 그 비참함 혹은 깨짐의 경험은 오히려 은혜가 들어오는 문이 되고는 한다. 갈라진 틈으로 빛은 들어오게 마련이다. 캐나다의 음유시인 레너드 코언의 송가 「Anthem」을 인용해본다. 모든 것에는 부서져 갈라진 틈이 있지. 바로 ..

렘브란트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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