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24/07 3

고사탁족도, 이경윤, 16세기말

고사탁족(高士濯足) 이경윤(李慶胤, 1545 ~ 1611)은 조선 성종(成宗)의 8남 이성군(利城君) 이관(李慣)의 종증손으로 서화에 능하였다. 특히나 산수와 인물을 잘 그렸다. 유유자적(悠悠自適), 자연 속에서 술과 탁족을 즐기는 자유롭고 편안한 모습이다. 넓게 가지드리운 고목아래 나이 든 사람이 언덕에 앉아 물에 발을 적시고 있다. 저고리 옷자락 풀어헤치고 가슴과 불룩한 배를 드러내고 있다. 바지 벗은 속옷 차림인지, 바지를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오른발 등으로 왼다리 종아리를 문대고 있다. 그 모습이 여유롭다. 이때 동자가 커다란 술병 들고 다가온다. 이 순간 시름이 머물 수 있을까? 어떠한가? 과연 옛선비에게만일까? 나또한 잠시 신발을 벗고 안양천 계곡물에 잠시 발을 담가본다. ..

미술 2024.07.28

들라크루아, 민중을이끄는자유의여신, 1830

사람들이 영웅을 기대하는 것은 왜일까? 나폴레옹이후 프랑스 부르봉 왕조의 마지막왕으로 추대된 샤를 10세는 입헌군주제를 거부하고 왕정체제로 회귀하려하였다. 이에 프랑스 시민들이 반발하며 1830년 7월 27일에 발생한 7월 혁명이 일어났다. 레미제라블의 배경이 되기도 한 사건이다. 들라크루아는 혁명 당일 파리에서 진격하고 있는 시민혁명군의 모습을 그렸다. 화면 중앙의 여신, 마리안느를 중심으로 한 삼각형 구도를 취하고 있으며, 여신은 밝게 그녀를 따르는 시민군은 어둡게 그려 명암의 대비를 나타냈다. 그림 중앙의 자유의 여신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인물인 마리안느Marianne이며 왼손에는 총을 들고 오른손에는 혁명의 상징인 삼색기를 휘날리며 프랑스 시민들을 이끌고 있다. 어떠한가? 나폴레옹의 몰락 후 프랑스..

미술 2024.07.17

한스홀바인, <대사들>, 1533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 그 윤곽의 사이 사이, ..

미술 2024.07.1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