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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145

로댕, 입맞춤, 1882

이루지 못한 사랑에, 아파해야 하는가? 위로받아야 하는가? 로댕의 입맞춤, 사랑에 빠진 젊은남녀가 상대를 제 몸처럼 끌어안고 입을 맞추고 있다. 작품의 주인공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는 단테가 지옥에서 마주친 비극적인 연인이다. 13세기 단테가 살았던 이탈리아의 이야기다. 라벤나의 영주는 18세의 아름다운 딸 프란체스카를 옆 도시 리미니의 영주 지안치오토에게 시집 보내려 한다. 성정이 포악한 데다 다리를 절었고 추남이었던 지안치오토는 프란체스카가 결혼을 반대할 것을 염려해 수려한 용모를 지닌 자신의 동생 파울로에게 대신 맞선을 보도록 했다. 프란체스카는 파울로를 만나 첫 눈에 반한다. 리미니에 도착해 잘못된 것을 알아차린 프란체스카는 절망의 나날을 보낸다. 유일한 기쁨이 있다면 성안에서 가끔씩 파울로를 지켜보..

미술 2023.12.09

주세페 베르디의 초상화, 조반니 볼디니, 1886

리소르지멘토 [Risorgimento] 1848년, 오스트리아군을 이탈리아 반도에서 축출하기 위한 선언을한 사르데냐왕국은 이탈리아 통일운동의 지주로 부상한다. 비바 베르디 [Viva Verdi] 베르디 만세, 실은 이탈리아 통일의 주도 세력이었던 피에몬테 왕국의 왕 비토리아 에마누엘레 2세에 대한 은밀한 찬사로 그 배경에 베르디가 자리하고 있었고, 오페라 나부코의 성공과 더불어 리골레토, 일트로바토레, 라트라비아타를 모두 무대에 올리며 통일 이탈리아의 염원의 아이콘으로 사랑을 받는다. 1861년, 베르디의 명성이 정점에 도달하는 그 순간 이탈리아는 476년 서로마제국이 게르만 용병 오도아케르에 의해 멸망한 이후 불가능해 보였던 꿈이 이루어졌다. 베르디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해도 나부코이후 그의 음악은 통..

미술 2023.12.07

팔라스 아테나, 구스타프 클림트, 1898

아테나 여신(로마는 미네르바)은 그리스 올림포스 12신 중의 하나로 지혜, 전쟁, 기술, 요리, 직물 등을 관장한다. 아테나 여신은 그리스 아테네의 수호신으로 도시 이름이 그에게서 나왔고, 그에게 바쳐진 것이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이다. 그녀는 태생부터 남달랐다. 신들의 왕 제우스와 가장 지혜로운 자로 불려진 티탄 여신 메티스의 딸이지만 출산이라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칠수 없었다. 그들이 낳은 자식이 매우 뛰어나 제우스의 자리를 뺏을 것이란 불길한 신탁을 들은 제우스가 아내를 삼켜버린 까닭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허무하리만치 빨리 찾아왔다. 제우스는 곧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다가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토스에게 도끼로 머리를 쪼개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그 머리에서 아테나가 태어난다. 창과 방패를 쥔 채 용..

미술 2023.11.26

백자 달항아리, 국보 309호, 조선

당신은 백자 달항아리의 그 아름다움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고려 말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를 틈타 이성계는 새 왕조 조선을 개국한다. 불교의 폐해를 지켜보았던 실력자 정도전을 앞세운 신진사림은 태조를 도와 조선을 엄격한 유교의 나라로 만들고자 하였다. 그 결과 우리가 알고 있는 새 나라 조선이 들어서고 이후 500년이나 역사를 이어나갔다. 그러한 정신과 이상을 담은 그릇이 바로 조선 백자이다. 유교의 차가운 기본 틀과 선비 세력의 엄격한 규범이 조화를 이루었다. 고려청자와는 바탕이 다르고 지향하는 목표에도 차이가 있었다. 물론 도자기의 배경을 살펴보면, 원말명초의 중국 청화백자가 조선백자의 고향이라고 말해야 자연스럽다. 조선에서 스스로 창안한 것이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영향 받았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

미술 2023.11.25

겨울, 주세페아르침볼도, 1573

당신의 겨울, 우리는 무엇을 경계해야하는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권태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노인들이 권태를 겪는 것은 어떤 상황이나 노인의 무관심이 노인을 그의 계획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만약, 우리가 각자의 시간을 어떤 식으로든 활용하지 않는다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없다. 노인도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우리가 주변에 관심을 기울인다 해도, 목표의 부재는 우리의 삶을 어둡게 만든다. 어떠한가? 우리가 삶의 의미의 발견한다면, 그 속에서 삶이 여전히 미완성임을 깨달을 수 있지 않던가? 이때 자각하게 되는 것은 삶에 대한 회의주의적 태도와는 다르다. 오히려 삶에서 권태를 방지하고, 삶에 대한 의지와 삶을 아름답게 가꾸려는 열망을 품게 만들게 됨이 분명하다. 어떠한가? 당신은 ..

미술 2023.11.17

렘브란트, 엠마오의 저녁식사, 1648

당신은 무엇으로 근심합니까? 엠마오로 돌아가던 두 제자, 글로바(Cleopas)와 마리아(Mary) 부부, 이들은 주님께서 부활하신 날에 고향 엠마오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엠마오까지는 약 25리(11km, threescore furlongs) 되는데, 오늘날 “엘 쿠베이베”(El-Qubeibeh)가 성경의 ‘엠마오’(온천, 따듯한 우물)라고 여겨집니다. 부부는 부활의 아침에 막달라 마리아와 두 사도가 주님의 무덤을 다녀온 이야기,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고 주님의 시신을 도난당했다고 생각하고 슬픈 분위기였습니다. 이때 바로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동행하셨지만 그들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주님의 모습이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어 계..

미술 2023.11.05

빈첸초 카무치니, 카이사르의 죽음, 1798

당신의 죽음을 누가 무엇으로 기억할 것인가? 기원전 44년, 브루투스Marcus Junius Brutus와 원로원 의원들이 휘두른 칼에 23번 찔려 암살당한 카이사르의 시신은 포로 로마노 한가운데서 화장되었다. 카이사르가 암살당한 후 7일 동안이나 로마의 밤하늘에는 긴 꼬리를 드리운 유성이 나타났는데, 로마 시민들은 그것이 카이사르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라 믿었다. 카이사르의 양아들이자 장차 로마 제국을 창건하게 되는 옥타비아누스는 그 유성 아래에서 자신이 다시 태어났다는 유명한 연설을 남겨, 새로운 시대의 도래가 우주적인 사건임을 천명하고 나섰다. 대권에 뜻을 품은 옥타비아누스는 기원전 31년에 경쟁자였던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연합군을 악티움 해전에서 물리치고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한 다음,..

미술 2023.11.04

앙리루소, 잠자는집시, 1897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일에 평생을 바칠 수 있는가? 프랑스 북서 지방의 라발에서 배관공의 아들로 태어난 루소는 어렸을 때부터 가난에 시달렸습니다. 5살 때 아버지가 파산한 이후로 늘 떠돌아다니며 돈을 벌어야 했죠. 고등학교도 중퇴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심부름꾼으로 일하던 중, 유혹을 참지못하고 돈을 훔치다 걸렸습니다. 이후 그는 형을 줄이기 위해, 군대에가서 7년간 복무하기로 자원했습니다. 루소는 당시 정말 잘되는 일하나 없는 잔인한 운명의 덫에 걸려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극심한 고통과 새로운 희망은 동시에 찾아오는 걸까요? 그는 이곳에서 미술과 마주하게 됩니다. 군에서 심심풀이로 그리기 시작한 그림에 빠져들게 되었죠. 덕분에 화가의 꿈도 꾸기 시작했..

미술 2023.11.03

모딜리아니, 큰 모자를 쓴 잔느 에뷔테른, 1918

당신은 이런 사랑을 본 적이 있습니까? '모디'라고도 불렸던 모딜리아니는 1884년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에서 태어난 유대계 화가입니다. 그의 집은 무척 가난했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어머니의 교육관은 뚜렷했습니다. 어머니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모디와 함께 이탈리아의 여러 곳을 여행하며 모디가 어린 시절 많은 것을보고 배우는 데 큰 영향을 줍니다. 그는 자유분방한 보헤미안이었습니다. 지독히 가난했던 모디, 그는 세상과 타협하는 대신 방탕한 생활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의 건강은 그때부터 더욱더 나빠지게 됩니다. 1917년에 모디는 콜라루시 미술학교에서 한 여학생을 만나게 됩니다. 미술학도를 꿈꾸던 집안 좋고 재능 있던 여인, 잔느 에뷔테른, 그 둘은 첫눈에 깊은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평생을 같이할 것을..

미술 2023.10.27

벨라스케스, 성바울, 1620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生命)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全體)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들이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어떠한가? 이 가을의 눈물은, 아들을 먼저 하늘로 보낸 시인의 마음과 닮아서일까? 사랑하는 남편 바렌보임의 떠남을 지켜볼 수밖에없던 첼리스트 자클린의 마음과도 닮았음이라. 예수그리스도의 부름을 받아 스스로 사도라 칭하고, 로마라는 푯대로 달려감이 죽음과 가까와 지는 것임을 알았던 성바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눈물이 난다. 이렇게 가을이 깊어진다. https://youtu.be/HUFyHcrCQN4..

미술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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