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일에 평생을 바칠 수 있는가?
프랑스 북서 지방의 라발에서 배관공의 아들로 태어난 루소는 어렸을 때부터 가난에 시달렸습니다. 5살 때 아버지가 파산한 이후로 늘 떠돌아다니며 돈을 벌어야 했죠. 고등학교도 중퇴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심부름꾼으로 일하던 중, 유혹을 참지못하고 돈을 훔치다 걸렸습니다. 이후 그는 형을 줄이기 위해, 군대에가서 7년간 복무하기로 자원했습니다. 루소는 당시 정말 잘되는 일하나 없는 잔인한 운명의 덫에 걸려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극심한 고통과
새로운 희망은 동시에 찾아오는 걸까요?
그는 이곳에서 미술과 마주하게 됩니다.
군에서 심심풀이로 그리기 시작한 그림에 빠져들게 되었죠. 덕분에 화가의 꿈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던 탓에 전업 화가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취업에도 그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는 병에 걸린 아내와 7명의 아이들을 부양해야 해서 매주 60시간 이상 일해야만 했습니다.
이 때문에 루소는 '일요 화가'라고도 불렸습니다. 평일엔 아예 붓을 들지도 못하다가, 일요일에만 시간을 쪼개 그림을 그리는 그를 주변 화가들이 조롱한 것이죠. 돈도, 시간도 없었던 탓에 루소는 모든 화가에게 있었던 미술 스승도 아예 두지 못했습니다.
그저 혼자 그리고 또 그렸죠.
계속되는 조롱에 그는 슬픈 거짓말도 해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작품속 원시 정글을 어디서 봤냐고 물어보면, 그는 주로 멕시코를 언급했습니다. 군대에서 멕시코 파병을 간 적이 있었고,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했다고 했죠.
하지만 그는 실제 한 번도 프랑스를 벗어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생계를 어렵게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외국에 갈 수 없었던 겁니다. 그가 정글을 자주 그렸던 이유는 식물원에 가서 이국적인 식물들을 보고 영감을 받은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상상을 더해 정글을 완성했죠.
어떠한가?
사막에서의 어느 밤,
먼 길올 걸어 오느라 피곤했던 집시는 지팡이를 쥔 채 만돌린과 함께 달빛올 이불 삼아 고운 모래 위에 누워 잠이 들었다. 이 때 어둠을 헤치고 어디선가 어슬렁거리며 나타난 사자 한 마리. 낯선 집시의 존재가 신기한 듯 바라보는 사자Lion,
루소는 이 작품에 ‘아무리 사나운 육식동물이라도 지쳐 잠든 먹이를 덮치는 것을 망설인다’라는 부제를 붙였다.
어떠한가?
삶의 말년에 이르러서야 활짝 웃으며 자신과 작품을 자신 있게 소개하고 뽐낼 수 있었던 앙리 루소,
그의 삶 전체가 애잔하면서도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루소는 어떤 굴욕과 비난에도 자신만의 신념과 확신을 지켰기에, 후대인 우리들에게 사랑받는 화가로 남은 것은 아닐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일에 평생을 바칠 수 있는가?
그 일에 집념과 끈기로 이루어낼 수 있다면, 이미 당신은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삶이 예술로 변모하는
그 때의 시간표는 모두가 다르겠지만,
사랑하고 사랑받는 그 때일 것이다.
#잠자는집시 (The Sleeping Gypsy, 1897), 129.5 x 200.7cm, Oil on canvas,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앙리루소 #잠자는집시
#브람스의밤과고흐의별 #김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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