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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25

[세한도의 추사 김정희] 세한도, 1844

살다가 살다가 사는 것이 너무 너무 힘들고 눈물도 말라서 흐르지 않을 그 때, #맹자 #고자장구 #告子章句 #하편 천장강대임어사인야(天將降大任於斯人也) 필선노기심지(必先勞其心志) 고기근골(苦其筋骨) 아기체부(餓其體膚) 궁핍기신행(窮乏其身行) 불란기소위(拂亂其所爲) 시고(是故)동심인성(動心忍性) 증익기소불능(增益其所不能)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사람에게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그 몸과 살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빈궁에 빠뜨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참을성을 길러 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동그란길로가다 #박노해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

추사 김정희 2023.04.25

카라바조, 의심하는 도마, 1602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그는 르네상스 시대가 지나가면서 사실에 가까운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어딘지 모르게 왜소해 보이는 예수님 주변에 세 명의 남자가 둘러서 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예수님의 상처에 손을 넣고 있는데, 이 사람이 도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손으로 도마의 손을 붙들고, 자신의 상처를 만져보도록 하셨고 다른 제자들로 예상되는 두 사람이 도마의 뒤에서 도마의 행동과 예수님의 상처를 지켜보고 있다. 카라바조는 실제로 살아계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제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도 과거 르네상스 시대에 그려졌던 제자들과 같은 거룩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주름투성이의 허름한 사람들이다. 르네상스로 인간중심의 문화가 발전하였고 종..

미술 2023.04.23

돌아오지않는 강, 이중섭, 1956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것은 참으로 소박한 욕구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참으로 버거운 일이다. 화가 이중섭에게 또한 그러했다. 집안에서 창문에 팔을 기대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남자, 머리에 무엇인가를 이고있는 여자. 창 안쪽의 인물은 창틀에 기댄 팔에 고개를 똑바로 들고 있고, 머리에 물건을 인 여인은 만나기가 어려운 아내라고 여겨지지만, 아내뿐 아니라 북에 두고 온 어머니일 수도 있다. 내가 만난 李仲燮 (金春洙) 光復洞에서 만난 李仲燮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東京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南浦洞 어느 찻집에서 李仲燮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이중섭 2023.04.22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피터르 파울 루벤스, 1620

프리기아(소아시아)의 산지 마을에는 아주 아름답고 멋진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두 그루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 있다. 하나는 ‘보리수’고, 다른 하나는 ‘참나무’다. 하나의 줄기에서 두 그루의 나무가 자라다니. 어떤 사연이 있을까? 올림푸스의 최고 신인 주피터(제우스)와 전령의 신인 머큐리(헤르메스)는 인간 세상을 살펴보기 위해 정체를 숨긴 채 프리기아의 한 마을을 방문한다. 하지만 집집마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그때 가난한 오두막집들 중에서도 가장 초라한 집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은 그 집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그들이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문이 활짝 열리면서 따뜻하고 친절한 얼굴이 나타났다. ‘바우키스’라는 이름의 노파는 허기진 나그네들을 기쁘게 맞이하면서 변변치 않은 저녁식사지만 ..

미술 2023.04.20

만종, 장프랑수아 밀레, 1857

한 뼘 길이만큼의 짧은 삶에서 진정 우리의 소망은 무엇에 있는가? 시편 39장 5. 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You have made my days a mere handbreadth; the span of my years is as nothing before you. 찬송가 552장 한번가면 않오는 빠른 광음지날때 귀한 시간 바쳐서 햇빛되게 하소서 어떠한가? 오늘 나는 누구에게 빛과 소금이 되었을까? #아침해가돋을때 https://youtu.be/A32uT4Jj074만종, 1857-1859년. Musée d'Orsay, 파리, 장프랑수아 밀레.

미술 2023.04.19

몽유도원도, 안견, 1447

조선조 최고의 황제로 대왕으로 추존된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바깥쪽은 보상당초문(寶相唐草文)으로 푸른 비단에 몽유도원도라는 제첨(題簽)이 붙어 있으며 안평대군의 발문이 적혀 있다. 世間何處夢桃源 野服山冠尙宛然 著畵看來定好事 自多千載擬相傳 後三日正月夜 在致知亭因故有作 ;淸之 이 세상 어느 곳이 꿈꾼 도원인가 은자(隱者)의 옷차림새 아직도 눈에선하거늘 그림 그려 놓고 보니 참으로 좋을시고 여러 천년 전해지면 오죽 좋을까 그림이 다 된 후 사흘째 정월 밤 치지정(致知亭)에서 다시 펼쳐보고 짓는다. ;청지 씀 몽유도원도의 정신적 배경은 안평대군이 꿈속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흘 만에 완성한 것이다. 왕자의 사생활이 엄격히 감시되던 당시로 볼 때, 무릉도원의 꿈을 그림과 찬문(讚文)으로 남기는 ..

미술 2023.04.18

렘브란트, 켄우드자화상, 1663

나의 첫 유럽여행은 렘브란트(Harmensz van Rijn Rembrandt.1606~69) 의 자화상을 보기 위해 떠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몇년 전 서울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림에 매료되어 어느 잡지에 글을쓴 적이 있었다. 어떤 그림이나 글을 보고 받은 최초의 감동이 채 지워지지않은 상태에서 무엇이 어떻게 좋은가를 논하는 건 조금 위험할지도모른다. 마치 마취가 덜 깬 상태에서 입술을 움직여 말하는 것처럼 어설프고 두서가 없을 터이다. 서점에 가득한, 서로 읽어달라 아우성치는 책더미 속에서 하나의 눈빛이 내게로 왔고, 그 순간 내 속의 무언가가 무너져내렸다. 켄우드 자화상(1663~65년)에서 날 사로잡은 것은 바로 그 으스스한 시선이었다. 임빠스또(Impasto, 캔버스에 물감을 두텁게 칠하..

렘브란트 2023.04.17

조토, 유다의 입맞춤, 1302

예수는 체포됐다. 어둠을 뚫고 한 무리 사람들이 횃불과 창을 들고 몰려 왔다. 적의에 들끓는 시끌벅적한 무리의 앞장을 선 자는 노란 옷의 유다다. 유다는 예수를 감싸 안고 입을 맞추려 한다. 유다가 예수를 밀고하기 위해 예수에게 다가가 입맞춤을 한다. 유다는 로마군에게 자신이 입을 맞추는 사람이 예수라고 알려주었다. 예수는 유다를 가만히 응시한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꿰뚫어 보는 듯한 예수의 눈빛에서 위엄이 느껴진다. 조토의 이 벽화는 회화 역사에서 군중 격투 장면의 기원이 되었다. 군중이 격돌하고 창과 장대, 횃불이 부딪치는 장면은 파올로 우첼로,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등 수많은 화가가 재연하고 모방했다. 조토는 유다와 예수를 화면의 정중앙에 배치하지 않았다. 두 인물이 화면 중앙에 있었다..

미술 2023.04.16

고야, 자화상, 1825

Aun(아직), aprendo(배우다), '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 텁수룩한 머리카락과 수염이 모두 하얗게 센 고령의 노인,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겨우 서 있는 이는 고야 자신이다. 지팡이를 짚은 손은 의외로 단단하고 굳세어 보인다. 배경은 어둡고 깜깜하지만 어느 한 곳을 바라보는 눈빛은 날카롭다. Francisco Goya 1825년 70세가 넘은 그의 말년에 그린 작품으로, 늙음과 질병 조차도 자신의 길을 막지 못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어떠한가? 팔순을 앞둔 천재화가 고야의 삶 또한 이러할진데, 평범함에 하나를 더하지도 못하는 나의 삶에 배움이 없다면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Aun(아직), aprendo(배우다), 배움. 가장 겸손함. 정성껏 나머지 삶을 채워 볼 일이다. #고야.검..

미술 2023.04.15

프리마베라, 보티첼리, 1480

당신은 아직 오지못한 봄날을 고대하는가? 1480년 보티첼리가 그린 ‘봄’ , 3m를 넘는 대형 화면의 가운데 한 여인이 있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그 위를 붉은색 숄이 둘렀다. 손의 움직임에서 풍기는 기품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세 명의 인물은 그 앞에서 손을 높이 올려 잡고 춤을 춘다. 오른쪽을 보면 또 다른 여인이 꽃으로 몸을 감싼 채 걸어온다. 이 여인 곁에는 한 인물이 있는데 그를 잡으려는 이가 있다. 왼편으로 눈을 돌리면 칼을 찬 남성이 막대기로 오렌지를 따려 한다. 큐피드는 눈을 가린 채 이 모든 상황의 위에서 화살을 겨눈다. 화면 한가운데 있는 여인은 사랑의 여신 비너스다. 춤추며 그 앞을 지키는 인물들은 비너스의 시녀들 삼미신(三美神)이다. 오른쪽에서 걸어오는 인물은 꽃을 상징하..

미술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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