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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것은 참으로 소박한 욕구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참으로 버거운 일이다. 화가 이중섭에게 또한 그러했다.
집안에서 창문에 팔을 기대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남자, 머리에 무엇인가를 이고있는 여자.
창 안쪽의 인물은 창틀에 기댄 팔에 고개를 똑바로 들고 있고, 머리에 물건을 인 여인은 만나기가 어려운 아내라고 여겨지지만, 아내뿐 아니라 북에 두고 온 어머니일 수도 있다.
내가 만난 李仲燮 (金春洙)
光復洞에서 만난 李仲燮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東京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南浦洞 어느 찻집에서
李仲燮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東京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
어떠한가?
이렇게 추운 겨울날 밤,
보고싶어도 만날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들 얼굴 한 편에 가득찬 외로움은 회색이다.
그래서인가?
화가 이중섭은 나에게는 회색이다.
#이중섭, 돌아오지 않는 강 1956, 종이에 유채, 14.6 * 18.5cm
#이중섭 #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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