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몽유도원도, 안견, 1447

풍선(balloon) 2023. 4. 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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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최고의 황제로 대왕으로 추존된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바깥쪽은 보상당초문(寶相唐草文)으로 푸른 비단에 몽유도원도라는 제첨(題簽)이 붙어 있으며 안평대군의 발문이 적혀 있다.

世間何處夢桃源 野服山冠尙宛然
著畵看來定好事 自多千載擬相傳
後三日正月夜 在致知亭因故有作
;淸之

이 세상 어느 곳이 꿈꾼 도원인가
은자(隱者)의 옷차림새 아직도 눈에선하거늘
그림 그려 놓고 보니 참으로 좋을시고
여러 천년 전해지면 오죽 좋을까
그림이 다 된 후 사흘째 정월 밤
치지정(致知亭)에서 다시 펼쳐보고 짓는다.
;청지 씀

몽유도원도의 정신적 배경은 안평대군이 꿈속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흘 만에 완성한 것이다.

왕자의 사생활이 엄격히 감시되던 당시로 볼 때, 무릉도원의 꿈을 그림과 찬문(讚文)으로 남기는 것은 세종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 그림은 당대 최고의 산수화가인 안견이 그렸다. 안견이 그림을 완성한 뒤 안평대군은 <몽유도원기>를 썼으며 세종조 최고의 문사들을 ‘비해당’에 불러 찬문을 짓게 했다.

이 그림은 도연명(365~427)의 도화원기(桃花原記)와 깊은 관련이 있다.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재해석 한 것이다. 안평대군이 마음속에 품었던 이상적, 도가적인 생각과 현실세계에서 자유롭고 싶은 옛 선비들의 의중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

몽유도원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4단계로 구분된다. 대각선을 따라 왼쪽 하단에서 오른쪽으로 전개되는 동양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구도로 그려져 있다.

1구역은 현실세계를 나타낸 것으로 부감법(俯瞰法: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그리는 기법)으로 표현됐으며 안평대군의 꿈에 묘사된 산관야복을 만난 지점으로 볼 수 있고 현실과 도원의 경계점이다.

2구역은 도원 바깥쪽으로 기암절벽의 산들로 이루어져 있다.

3구역은 도원 안쪽 입구를 나타내며, 산 사이로 길이 보이고 아름다운 폭포가 보인다.

4구역은 이 그림의 절정인 도원의 풍광을 보여주는데, 바위들이 주렁주렁 고드름처럼 표현돼 있다. 동굴(옛 사람들은 도원은 동굴 안에 있는 것으로 생각) 안에 마을이 형성된 느낌을 주는데 아마도 안견의 호에서 추측하듯이 도가적인 느낌이 다분하다.

안평대군은 1453년 계유정난 때 세상을 떠났는데, 겨우 35세였다. 친형 수양대군에 의한 것이니 더욱 안타까움이 있다.

그래서일까?

짧은 나이를 살면서 남겼던 안평의 꿈, 몽유도원은 아마도 그시대 모두가 꿈꾸던 파라다이스였음에 틀림이 없다.

파라다이스, 그곳은 잠들면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잠들지 않은 현실에 있는가?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하지 않던가!

https://youtu.be/SDOyFrYP8z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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