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밭을 가는 농부는 글을 읽는 서생을 부러워하고, 글을 읽는 서생은 밭을 가는 농부를 부러워한다. 대나무 광주리 옆에 대롱대롱 매달린 표주박 속 탁주와 으리으리한 대궐 같은 저택에서 즐기는 산해진미도 실제로 먹고 마시는사람보다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이 더 진한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도연명陶淵明(365~427)의 시를 읽다 보면 농부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던 이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뜨거운 햇볕과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견디며 농사를 짓는 농부 본연의 삶은 도연명의 시처럼 절대 유유자적하지 않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의 삶을 부러워한다. 아마 현재와 과거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당시엔 견딜 수 없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