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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145

만종, 장프랑수아 밀레, 1857

한 뼘 길이만큼의 짧은 삶에서 진정 우리의 소망은 무엇에 있는가? 시편 39장 5. 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You have made my days a mere handbreadth; the span of my years is as nothing before you. 찬송가 552장 한번가면 않오는 빠른 광음지날때 귀한 시간 바쳐서 햇빛되게 하소서 어떠한가? 오늘 나는 누구에게 빛과 소금이 되었을까? #아침해가돋을때 https://youtu.be/A32uT4Jj074만종, 1857-1859년. Musée d'Orsay, 파리, 장프랑수아 밀레.

미술 2023.04.19

몽유도원도, 안견, 1447

조선조 최고의 황제로 대왕으로 추존된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바깥쪽은 보상당초문(寶相唐草文)으로 푸른 비단에 몽유도원도라는 제첨(題簽)이 붙어 있으며 안평대군의 발문이 적혀 있다. 世間何處夢桃源 野服山冠尙宛然 著畵看來定好事 自多千載擬相傳 後三日正月夜 在致知亭因故有作 ;淸之 이 세상 어느 곳이 꿈꾼 도원인가 은자(隱者)의 옷차림새 아직도 눈에선하거늘 그림 그려 놓고 보니 참으로 좋을시고 여러 천년 전해지면 오죽 좋을까 그림이 다 된 후 사흘째 정월 밤 치지정(致知亭)에서 다시 펼쳐보고 짓는다. ;청지 씀 몽유도원도의 정신적 배경은 안평대군이 꿈속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흘 만에 완성한 것이다. 왕자의 사생활이 엄격히 감시되던 당시로 볼 때, 무릉도원의 꿈을 그림과 찬문(讚文)으로 남기는 ..

미술 2023.04.18

조토, 유다의 입맞춤, 1302

예수는 체포됐다. 어둠을 뚫고 한 무리 사람들이 횃불과 창을 들고 몰려 왔다. 적의에 들끓는 시끌벅적한 무리의 앞장을 선 자는 노란 옷의 유다다. 유다는 예수를 감싸 안고 입을 맞추려 한다. 유다가 예수를 밀고하기 위해 예수에게 다가가 입맞춤을 한다. 유다는 로마군에게 자신이 입을 맞추는 사람이 예수라고 알려주었다. 예수는 유다를 가만히 응시한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꿰뚫어 보는 듯한 예수의 눈빛에서 위엄이 느껴진다. 조토의 이 벽화는 회화 역사에서 군중 격투 장면의 기원이 되었다. 군중이 격돌하고 창과 장대, 횃불이 부딪치는 장면은 파올로 우첼로,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등 수많은 화가가 재연하고 모방했다. 조토는 유다와 예수를 화면의 정중앙에 배치하지 않았다. 두 인물이 화면 중앙에 있었다..

미술 2023.04.16

고야, 자화상, 1825

Aun(아직), aprendo(배우다), '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 텁수룩한 머리카락과 수염이 모두 하얗게 센 고령의 노인,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겨우 서 있는 이는 고야 자신이다. 지팡이를 짚은 손은 의외로 단단하고 굳세어 보인다. 배경은 어둡고 깜깜하지만 어느 한 곳을 바라보는 눈빛은 날카롭다. Francisco Goya 1825년 70세가 넘은 그의 말년에 그린 작품으로, 늙음과 질병 조차도 자신의 길을 막지 못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어떠한가? 팔순을 앞둔 천재화가 고야의 삶 또한 이러할진데, 평범함에 하나를 더하지도 못하는 나의 삶에 배움이 없다면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Aun(아직), aprendo(배우다), 배움. 가장 겸손함. 정성껏 나머지 삶을 채워 볼 일이다. #고야.검..

미술 2023.04.15

프리마베라, 보티첼리, 1480

당신은 아직 오지못한 봄날을 고대하는가? 1480년 보티첼리가 그린 ‘봄’ , 3m를 넘는 대형 화면의 가운데 한 여인이 있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그 위를 붉은색 숄이 둘렀다. 손의 움직임에서 풍기는 기품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세 명의 인물은 그 앞에서 손을 높이 올려 잡고 춤을 춘다. 오른쪽을 보면 또 다른 여인이 꽃으로 몸을 감싼 채 걸어온다. 이 여인 곁에는 한 인물이 있는데 그를 잡으려는 이가 있다. 왼편으로 눈을 돌리면 칼을 찬 남성이 막대기로 오렌지를 따려 한다. 큐피드는 눈을 가린 채 이 모든 상황의 위에서 화살을 겨눈다. 화면 한가운데 있는 여인은 사랑의 여신 비너스다. 춤추며 그 앞을 지키는 인물들은 비너스의 시녀들 삼미신(三美神)이다. 오른쪽에서 걸어오는 인물은 꽃을 상징하..

미술 2023.04.14

한스홀바인, 자화상, 1543

수천만의 인명을 앗아간 흑사병이 '암흑의 시대 (The Dark Ages)'로 불리기도 하는 중세시대의 유럽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죽음에 관해 깊게 사색하기 시작했다. 1346년과 1353년 사이에 적게는 7,500만, 많게는 2억 명의 유라시아와 북아프리카 주민들이 흑사병에 희생되었다고 한다. 이 시기에는 심각한 기근과 전쟁도 많이 터졌다. 그들은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고, 나는 새를 떨어뜨린다는 사회 각계각층의 권세가도 절대로 이길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죽음은 선량하고 무고한 사람들도 때가 되면 다음 세상으로 데려간다. 심지어 세상을 제대로 경험해보지도 못한, 5살 정도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대규모의 죽음은 긍정적인..

미술 2023.04.13

사랑, 이만익, 1998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순식간에 왔다가 사라지는 소나기 같은 것, 여름 한 철 황순원의 소나기처럼 짧고 아쉽게 끝난 소년의 첫사랑. 아름답고 고요하고, 무엇보다 순결한, 세상에 막 탄생한 듯한, 그 눈부신 풍경속에 창백한 소녀가 있고, 그 소녀를 넋 놓고 바라보는 소년이 있다. 소년은 괜시리 물수제비 따위로 소녀에게 심술을 부리고, 소녀는 그 심술을 싫지 않은 듯 미소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가까워지던 소년과 소녀의 어느 한낮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쳐들어오고 그 둘은 나무 아래로, 동굴 속으로 소나기를 피해 다닌다. 어떠한가? 요즘 볼 수 없는 이 순결한 연인들, 사랑의 떨림. 소나기, 사랑이란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 사랑이란 하루종일 땡볕이 들다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처럼, 어떠한가? 사랑은 ..

미술 2023.04.12

광야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유혹, 13세기

삶은 유혹의 연속이다. 지금 당신은 어떠한 유혹으로인하여 몸부림치는가? 13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성 마르코 대성당에 제작된 모자이크 작품 중 ‘광야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유혹’에는 한 장면 안에 세 가지 유혹이 함께 실렸다. 그림 왼쪽 부분에는 돌 위에 예수님이 앉아 있고 그 앞에 시커먼 몸에 날개를 단 악마가 다섯 개의 돌을 들고 서 있다. 화면 중앙, 높은 성벽으로 지어진 성전 꼭대기에는 예수님이 서 있고 그 앞에 악마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라고 말하는 중이다. 그림 오른쪽에는 자신을 따르면 세상을 다 주겠노라 약속하는 악마를 단호하게 거부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있다. 높은 산 위, 예수님이 딛고 선 발 아래는 반짝이는 금은보석이 놓여 있다. 어떠한가? 예수께서 광야에..

미술 2023.04.12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1485

이년여전, 동반자 가수 이동원님을 먼저 하늘로 보내고, 이제 하늘의 부름을받아 소천하신 테너기수 박인수님을 추모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은 미쿡에계신 푸른시절의 선배와의 듀엣곡이었으며, 당시에는 창법에 노력을 다했지만 이제는 노랫말에 귀기울여진다.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줏던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흙에서 자라지는 못했지만, 어린 누이와 함께 자랐던 기억때문일까? 그 누이의 귀밑머리도 이미 절반은 흰머리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왜일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ttps://youtu.be/h..

미술 2023.04.11

이반 크람스코이, 톨스토이의 자화상, 1873

지금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살고 있는가? 팔십이 넘어 딸만 데리고 상트페테르 3등 열차에 올라탔다. 가다가 지치면 쉬었다가 다시 떠나는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그야말로 자유로운 여정이었다. 살을 에는 러시아의 추위가 열차 안에 가득했지만, 톨스토이는 행복했다. 따뜻한 집보다 더 평온했다. 하지만 고령의 몸은 추위를 견디기엔 너무 연약했다. 결국 독감에 걸려 랴잔 역과 우랄 역 사이에 있는 아스타포보(현 톨스토이 역)라는 자그만 시골 역에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서 역장이 집을 빌려줘 하룻밤을 보냈다. 그곳에서 쉬고 날이 밝으면 누이가 원장으로 있는 수도원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성명: 톨스토이, 레프 니콜라예프, 나이: 82세 지위: 백작 … 의사가 펜을 멈추며 머뭇거리자 노인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

미술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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