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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
벌거벗은 나무.
나목(裸木).
앙상하게 마른 가지에 나뭇잎이 없다.
계절은 분명 겨울.
오래된 시간.
지금을 이루는 것은 지나온 세월이 만드는 법. 화강암의 표면을 닮아 있는 그림 속의 지금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들이 필요했음이 분명하다.
겨울을 견디는 지금의 나무는, 잎이 떨어져 벗어버린 앙상히 벗고 있는 나목(裸木).
어떠한가?
지금은 힘들고 앙상한 겨울이지만,
내일이 오고,
봄이 오면 피어날 것을 알기에,
박완서 선생은
박수근의 나무가 더 이상
고목(古木)이 아닌 나목(裸木)이라 했다.
어떠한가?
지성의 끝자락에서 영성을 만났고,
죽도록 사랑해 본 후에 용서를 알게 되었고,
이제는 그만 놀고 집으로 돌어오라는 부르심을 받고 하늘길로 가신,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의 평생이 문지방 넘는 수준임을 고백하셨다.
어떠한가?
살아있음이다.
그러한 나무이기에 나목이다.
보여진 그것이 단지 벌거벗은 모습일뿐,
지금은 조금 힘든 겨울속의 나목일뿐이다.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대는
나목(裸木)을
닮아가고 있음에 분명하다.
찾아온 겨울과 당당하게 맞서는
당신을 응원한다.
#귀로(歸路·1964년), Oil on Hardboard, 16.4 x 34.6 cm, 갤러리 현대
#박수근 #귀로歸路
#박완서 #나목裸木
#이어령 #문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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