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무엇을 사랑하고있는가?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풍요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하지 아니하나니 이것도 헛되도다"(전 5:10).
"은” 혹은 “풍요”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 물질이나 재화가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물질에 초연한 것처럼 말하는 이들은 대개 먹고사는 일을 다른 이들에게 의존하는 이들인 경우가 많으며, 또한 은과 풍요로 상징되는 물질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편리함을 안겨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은과 풍요는 우리가 사랑해야 할 대상은 분명히 아니다.
사랑해야 할 것과 이용해야 할 것이 뒤바뀌는 것, 이것을 가리켜 '타락'이라 한다. 물건이나 재화는 사랑하고, 정작 사랑해야 할 사람은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전도된 삶 아닌가?
사람을 사용한다는 말은 그를 인격으로 대하기보다 수단으로 대한다는 말이며, 타자를 자기욕망 충족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순간 인간 소외가 일어난다.
물론 산업사회는 인간의 노동력을 수단으로 삼지만, 어떤 경우에도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해야함에 분명하다.
어떠한가?
당신은 지금
무엇을 사랑하고있는가?
좋아하는 물건?
그것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사용의 대상일 뿐이다.
자기에 대한 사랑?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타자도 사랑할 수 없기에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겠지만, 그 사랑이 오직 자기에게만 국한되는 것, 타자를 지향하지 못한 채 자기 속에 침잠하는 사랑은 어쩌면 병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은과 풍요에 대한 사랑?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소금물을 들이키는 사람과 같으며, 욕망을 우리 삶의 추동력으로 삼는 삶이 거두는 열매는 허망하며 쳇바퀴에서 내려올 수 없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어떠한가?
18세기 영국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연합해 그레이트브리튼 왕국이 성립되었고, 웨일스와 아일랜드도 잉글랜드 지배 하에 있었다. 명예혁명 이후 입헌군주제가 자리 잡았으며, 경제적으로는 산업화가 진행되어 석탄, 철강, 방직 산업이 발전했고, 1765년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을 계기로 산업혁명이 시작되어 대량생산 시대가 열렸다.
자본주의 발전과 산업화는 농민 계층 몰락, 빈민층 확대, 장시간 노동, 아동노동, 공해 등을 초래했으며, 18세기 전반 영국 사회는 부패, 빈곤, 도박 등의 문제를 유발하였다.
3백년후
지금의 대한민국은 또 어떠한가?
18세기 영국의 화가 호가스는 부패한 귀족들의 세계와 상류사회에 진입하고자 하는 꼴사나운 부르주아지, 출세주의자, 탐욕스런 성직자, 게으른 군인, 가난한 하류계층을 포함한 모든 사회계급의 관습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그림을 그렸다.
윌리엄 호가스의 '새우 파는 소녀'는 런던 거리에서 새우를 파는 여성의 모습을 생기 있고 자유로운 필치로 표현한 작품이다.
일상의 생생한 인물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표정과 자세는 활기차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드러내며, 당시 런던 서민들의 삶과 생업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어떠한가?
새우를 머리 위의 바구니에 담아 나르는 모습은 당시 시장 풍경과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은가?
당신은 이 그림을 통하여 일상성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가?
지금 당신에게는
사랑할 그 무엇이 있는가?
당신이 서 있는 그 곳,
그리고 당신이 하고 있는 일상을 통하여
당신이 사랑해야할 무엇이 있고
그로인하여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면,
당신은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임에 분명하다.
새우 파는 소녀, #윌리엄호가스, 1740, 캔버스에 유채, 63.5x52.5cm, 내셔널 갤러리, 런던, 영국.

#지혜의언어들 #김기석
#윌리엄호가스 #새우파는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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