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라 한가위,
고향의 친구들은 안녕하신가?
장욱진 화백의 <공기놀이> 작품은 1938년, 양정고보 5학년 때 그린 것으로, 조선일보가 주최한 전조선학생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을 받은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전통 한옥 마당에서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공기놀이를 하며 노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람과 사물을 사실적으로 그리기보다, 자신만의 감각과 느낌에 따라 크기와 형태를 표현하여, 아이들의 모습이나 주변 풍경이 단순하면서도 풍부한 감정을 전하고있다. 마치 아이들이 실제로 뛰노는 모습이 화면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그림은 장욱진이 어린 나이에 가족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린 첫 걸음 같은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어 <공기놀이>는 단순한 어린 시절 놀이 그림을 넘어, 한국인의 삶과 문화, 그리고 화가 자신의 깊은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작품으로 꼽힌다.
공기놀이는 고대 농경사회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에 널리 보급되어 온 매우 오래된 전통놀이로서, 조선 헌종 때 이규경이 기록한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에 "공(拱)은 바둑돌을 들어 올린다"는 뜻과 함께 공기놀이가 소개되어 있어, 조선시대부터 '공기(拱碁)'라는 이름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 수산리 무덤벽화에도 공깃돌을 던지고 받는 놀이 장면이 묘사된 것으로 보아, 이 놀이가 삼국시대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림의 주제인 공기놀이는 다섯 개의 공깃돌을 바닥에 놓고, 한 개를 들어 올려 위로 던진 뒤, 땅에 떨어지지 않게 다른 공깃돌을 집어 받는 방식의 놀이로, 손 하나만 사용해 진행된다. 단순해 보이지만 다양한 규칙과 변형이 있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즐겨왔다.
어떠한가?
장욱진 화백은 1917년에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이후 해방, 한국전쟁 등 격동의 시대를 살았으며, <공기놀이>가 그려진 1938년은 일제강점기 말기로, 한국인의 전통과 삶이 일제의 억압 속에서 지켜지고 표현되던 시기였다.
이 그림은 당시 서울 내수동 집 마당에서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전통 놀이인 공기놀이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한국인의 소박하고 순수한 일상과 전통문화가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장욱진은 어린 시절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자신만의 독특한 미감으로 한국적 정서를 화폭에 담았다.
일제강점기 당시 사회는 엄격한 신분제와 경제적 격차가 존재했으며, 농민, 도시 서민, 중산층, 지주 등 다양한 계층이 공존했다.
<공기놀이>는 복잡한 사회 현실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가족과 일상, 전통문화가 어떻게 삶 속에 녹아 있었는지 보여주며, 특히 이 시기 어려운 경제 상황과 정치적 억압 속에서 작은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평화롭고 순수한 소소한 행복을 상징하며, 그 이면에는 민중의 생활고와 사회적 제약이 깊이 깔려 있음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어떠한가?
지금을 살고있는 우리로서야 상상조차할 수 없는 그런 시대적 아픔을 가졌던 시대,
공기놀이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천진난만함, 그리고 한국 전통의 공동체 생활과 일상의 잠시동안의 평화로움을 느껴본다.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이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이러한 평화로움을 느끼고 있을까?
당신의 어린시절
고향의 친구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그 친구들은 안녕하신가?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장욱진, '공기놀이', 1938, 캔버스에 유채, 65x80.5cm, 이건희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

#오늘그림
#추석 #한가위
#장욱진 #공기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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