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콘스탄틴 브랑쿠시, Kiss, 1916

풍선(balloon) 2025. 10. 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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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직육면체의 크지 않은 돌조각, 전체 덩어리를 수직으로 반분하는 단면은 남녀가 각자 분 리된 존재임을 말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수평 의 완만한 선으로 묘사된 두 팔은 서로를 감싸 고 있으며, 분리된 좌우의 매스는 딱 한 부분 입맞춤하는 남녀의 입술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두 눈은 서로를 마주 보고 있으나 마치 하나인 것처럼 표현되어 있다. 전체의 형상은 두 인물의 인체의 사실적인 윤곽을 따르기보다는 두 대상이 마치 하나로 합쳐진듯한 직육 면체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브랑쿠시의 <입맞춤(The Kiss)>, 그에게 키스는 육체적인 관계 그 이상이었다 브랑쿠시의 입맞춤은 원초적인 욕망과 죄의식을 상기시키는 로댕의 입맞춤에 대한 가장 극적인 반전이라 할 수 있다. 마티스처럼 생략의 천재였던 브랑쿠시는 몇 개의 선만으로 부둥켜 안은 남녀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어떠한가?

루마니아 태생의 프랑스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시는 파리 미술 학교에서 본격적인 조각 수업을 받았다. 이때 근대 조각의 거장인 로댕의 조수로 일하며 그의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브랑쿠시는 로댕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추구하고자 했다.

브랑쿠시는 원석의 사각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입을 맞추는 남녀의 형상을 최소한의 표현으로 간결하게 포착해냈다.

돌의 한가운데는 수직으로 나뉘었고, 서로 부둥켜안은 남녀의 양팔은 수직으로 연결되었다. 단순하게 표현된 눈과 입은 오히려 더 강렬하다. 묵직한 무게감과 딱딱하고 견고한 돌의 재질을 살리면서 선명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브랑쿠시의 작품은 구상 조각만큼 생생하게 다가온다.

고대 이집트의 기념비적 조상들처럼 그는 인체를 단순화시켜 불멸에 도달했다. 곡선이 생략된 대담한 직선의 돌덩어리들은, 서로의 몸에 공기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꼭 밀착된 남자와 여자는 쉽게 헤어지지 않을 것 같다.

하나로 붙어버린 이 두 사람을 떼어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젊고 뜨겁고 덧없는 욕망으로 만난 커플에 비해, 나이를 초월한 브랑쿠시의 볼품없는 남녀가 더 행복해 보인다. 둘이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네들은 충분한 듯하다.

어떠한가?

비록 그들은 팔등신의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서로에게 속한 두 사람이 내겐 더 아름다웠다.

정신과 육체의 결합이란 바로 이런거라고 웅변하듯 대지 위에 단단히 서 있는 돌덩이, 나와 너의 경계가 희미해진 연인들, 육체를 뛰어넘은,

욕망보다 깊고 영원한 사랑이 나를 울렸다.

어떠한가?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
서로의 거리를 좁혀야만하는 이 때,

비록 당신 옆의 사람과
로뎅과 까미유클로델의 운명적이고 열정적인 용광로같은 키스가 아닐지라도,

브랑쿠시의 키스에서처럼,
욕망보다 깊은 영원한 사랑으로인한 전율로 한바탕 울어봄은 어떠한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콘스탄틴 #브랑쿠시, < 입맞춤>, 1916년, 석회암, 58.4 x 33.7 x 25.4cm,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콘스탄틴브랑쿠시 #입맞춤
#최영미 #화가의우연한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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