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마르크 샤갈, 아버지, 1911

풍선(balloon) 2023. 5. 20. 12:25
728x90
반응형

당신은
삼십여년전 아버지를 기억하고 있습니까?

붉은 안경을 쓴 듯한 눈가에
슬픔이 드리워진 아버지,

아버지는 청어 장수였다.
악취 속에서 무거운 생선 궤짝을 날랐다.

아버지의 눈은 파란색이었다.
하지만 손은 굳은살로 덮여 있었다.
늘 기도를 하고 늘 일을 하고, 말이 없었다.

어떠한가?

샤갈은 질문했다.

나도 벽에 기대앉아서,
아버지처럼 그렇게 일생을 살 운명일까?
청어가 담긴 궤짝을 운반하며 살까?

샤갈은 말한다.

나는 내 손을 바라보았다.
내 손은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나는 특별한 직업을 찾아야겠다.
하늘과 별을 외면하지 않아도 되는,
그래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

어떠한가?

화가 샤갈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 보드라운 손으로 아버지를 그렸다.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언젠가는 끝나는 것이기에,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며,

백여년가까이 우리곁을 살다간
사랑의 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그 샤갈의 사랑의 기술이
생선장수였던 그의 아버지를 소환하여 우리에게 선물로 남겨주었다.

어떠한가?

당신은 삼십여년전 아버지를 기억하는가?
지금의 당신과는 어떠한가?

#조홍시가(早紅柹歌) #박인로(1561∼1642) #노계집(盧溪集)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을새 글로 설워 하나이다

#마르크샤갈, 르 페레(Le Père), 1911년

#조홍시가(早紅柹歌)
#박인로 #노계집(盧溪集)
#마르크샤갈 #르 페레(Le Père)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