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내슬픈 전설의 22페이지, 천경자 , 1977

풍선(balloon) 2024. 8. 26. 10:42
728x90
반응형



인생이란 무엇인가?

천경자화백의 이 자화상은 32년전으로 돌아가 스물 두살 때 모습으로 자신을 그렸다.

자화상은 대부분 현재의 자신을 기록하려는 그림인데 비해 특이하게 과거형인데다 사실적이지도 않다. 자신의 전 생애를 포괄하는 하나의 전형인 통시적 자화상이다

당당하게 정면을 주시하고 있지만 표정을 알 수 없는 가운데 노란 눈동자의 흰 동공이 어딘지 슬프면서도 결연한 초월의 느낌을 준다.

천경자는 "그 이유를 모르겠지만 금가루를 섞어 노란 눈동자를 그리면 더욱 강렬한 빛을 내면서도 슬퍼 보인다"고 했다.

천경자의 그림에서 여인은 피곤과 우울감에 푹 젖어 있는 듯이 보인다. 머리에 띠처럼 두르고 있는 초록과 주홍의 뱀 4마리를 머리에 인 채로 목을 꽃꽃하게 세우고 있다. 눈빛은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앙 다문 입술에선 힘이 느껴진다.

어떠한가?

이 그림이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건강한 낮빛이 아닐 만큼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세상을 또렷하게 바라보는 여인의 강인함때문이 아닐까?

어떠한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삶의 어려움과
죽음의 두려움으로 몸부림치며
살아내는 것,

그것이 우리네 인생일지도 모른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Vīta brevis, ars longa)

#천경자, 자화상,1977년(54세), 종이에 채색, 43.5x36cm, 서울시립미술관.

#내슬픈전설의22페이지
#천경자 #자화상
#안철우 #아름다움 #호르몬 #멜라토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