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

렘브란트, 미소짓는 자화상, 1668

풍선(balloon) 2023. 4. 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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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자락에서 자신을 바라본다면?

렘브란트, 차츰 그의 그림에 빠져들면서 그의 그림의 매력은 머리나 손재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그 삶을 움직이신 하나님께로부터 나왔다는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한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한때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가 갑자기 곤두박질쳤을 뿐 아니라 눈물과 애탄 속에서 삶을 지새웠다.

주위의 가족을 모두 떠나보내고 나중에는 외아들, 사랑하는 아내와도 작별을 고해야했다. 재정은 파탄이 났고 과거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이 되어 버렸다. 그의 인생을 비춘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것은 두려운 어둠을 이기는 완전한 회복의 빛줄기였다.

사랑에 빚진 자임을 아는 순간 그의 눈이 떠졌고 그의 앞에는 새로운 인생이 펼쳐졌다. 예전에 빛은 화려한 광선, 그러니까 물리적 실재물에 지나지 않았으나 은혜 가운데 경험한 빛은 영혼을 밝히는 불빛이었다. 그의 작품에는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빛, 은혜, 감사, 용서, 희생, 소망이 싱그럽게 피어났다.

더욱이 흥미로운 것은 전성기 때 작품과 달리, 아무도 찾아주지 않았던 노년기 때 작품이 더욱 감동을 준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 그의 육신이 쇠약해졌으나 그의 그림은 영원한 생명의 증거로 뜨겁게 타올랐다. 물론 렘브란트 생존시 사람들은 그의 진가를 알지 못했다. 그들은 위대한 화가가 무엇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어떠한가?
삶의 끝자락에서 자신을 바라본다면?

나이 예순에 접어들면서 이 늙은 화가에게 남은 거라곤 세상을 향한 허탈한 웃음뿐이다. 그러나 <미소 짓는 자화상>에서 그림을 가득 메우는 어두운 배경은 서서히 희미해져 가는 화가의 웃음 띤 입가마저 집어 삼킬 태세다.

집광법을 사용하여 아무런 장식도 없는 배경에서 인물을 부각시키는 렘브란트 특유의 조명은 더욱 극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화가의 기교는 이미 무르익을 대로 익어 어느 경지를 보여준다.

어떠한가?

화가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명리를 초월한 노인의 의연한 태도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지 않던가?

너무나도 오래 살게된 요즘이지만,
영원할 수는 없기에,
사랑에 빚진 자의 마음으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삶의 끝에서
살아온 지난 삶에 감사하며
돌아갈 본향에의 소망을 품게 되는
의연함을 기대해본다.

렘브란트, 미소짓는 자화상, 1668, 캔버스에 유채, 독일 쾰른 발라프리하르츠박물관

#렘브란트 #성서 #서성록
고대 그리스 화가 제욱시스를 빗대어 그린 작품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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