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 가정교사, 1739

풍선(balloon) 2023. 10. 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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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당신의 집은 안녕하신가?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족의 일원이 되고 때로는 이 가족의 울타리를 포근한 안식처로 때로는 벗어나고픈 굴레나 멍에로 여기며 성장한다.

그런데 가족을 긍정적으로 보든, 부정적으로 보든 가족이라는 형태는 결코 영원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족은 차라리 변화하는 존재, 아니면 일시적으로 머물러있는 '상태'에 더 가깝다.

아이들은 자라서 집을 떠나고 새로운 가족을 이루며 부모에게서 떨어져 나간다.

아이들은 어느새 자라 집을 떠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어른들은 언제까지나 자신의 품에 있을 것 같던 아이들이 집의 현관을 열고 낯선 세계로 혼자 걸어나가는 순간을 뒤에서 바라본다.

샤르댕의 그림 <가정 교사>는 바로 그 순간, 안락한 집을 떠나 밖으로 향할 채비를 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림 속의 두 인물, 소년과 중년여성이 있는 공간은 현관이다. 아이는 외투를 입고 푸른 리본으로 머리를 단정히 묶은 채, 긴장한 표정으로 책을 옆에 끼고 있다. 아이의 발치에는 라켓, 배드민턴 채, 카드 같은 장난감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다.

아이의 시간은 지금 학교에 갈 채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뒹굴면서 놀던 시간은 지나갔다.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는 중년 여성은 아이의 가정 교사다. 그녀는 아이 물건 치고는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모자를 털어주면서 당부의 말을 건네고 있다. 흰색 모자와 앞치마, 그리고 튼튼해 보이는 붉은 의자는 그녀가 바깥이 아니라 집 안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임을 보여 준다.

어떠한가?

지금까지 같은 곳에 속해 있던 두 사람의 세계는 이제 달라지려 한다.

조금 열린 현관문을 통해 밖의 풍경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바깥의 장면은 그림에서는 잘 알 수 없다. 밖은 아이에게 미지의 세계, 두려움의 세계다.

그러나 아이는 그 두려움을 이기고 세상 속으로 발걸음을 밖으로 내딛어야 한다. 검은 공단으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모자는 아이가 혼자 밖으로 나갈 때가 되었다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어떠한가?

그림속 소년과 가정 교사는 아마도 화가 샤르댕의 진짜 아들과 식솔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샤르댕은 서른 여섯에 아내를 잃었지만 마흔 여섯이 될 때까지 재혼하지 않고 혼자 두 아들을 키웠다고 한다.

화려하고 위세 높은 귀족의 집이든, 평범한 생활인의 집이든 간에 아이들은 집 안에서 보호받으면서 크는 시간을 보낸 후에 자신의 발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아이는 점점 집이 아니라 친구와 학교, 바깥의 세상에 소속되면서 어느 순간 완전히 집을 떠나게 된다.

어떠한가?

아이들은 언젠가는 커서 가족을 떠나며, 결국 그들에게 집은 머물기위해서보다 떠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있지 않던가?

'집'은 물리적인 공간인 건물을 의미하는 동시에 가정이나 가족을 뜻하기도 한다.

당신은 오늘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으로 남기고 떠났던 집에서, 지난 시간 살아온 날들의 희노애락喜怒愛樂을 나누었는가?

추석 명절
당신의 집은 안녕하신가?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 #가정교사, 1739년, 캔버스에 유채, 46.7×37.5㎝, 오타와, 캐나다 국립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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