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늘 신었던 신발을 살펴본 적이 있던가? 고흐가 1886년에 완성한 는 화가로 전향한 그가 굶기를 반복하던 시절, 파리에서 그린 작품이다. 한 켤레의 낡은 신발, 막 벗어놓은 듯 신발 끈은 어지럽게 풀려 있고 한쪽 신발의 발목 부분이 접혀 있다. 마치 탈진한 사람처럼 푹 꺼져 있다. 주인은 신발 끈을 묶을 힘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헤지고 찌그러진 신발의 모양새가, 저택의 복도를 걸어 다니거나 마차에 올라 거리를 내려다보는 귀하신 분의 신발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신발은 흙길이든 도시의 골목이든 건설의 현장이든 정신없이 걷고 또 걷는 이가 주인일 것이다. 어떠한가? 이 신발 주인이 얼마나 고된 노동을하고 왔는지 벗어놓은 모양새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하루를 살기 위해 온 종일 신을 신고 고군분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