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고흐 15

빈센트반고흐, 탕기 영감의 초상, 1887.

당신에게는 마음을 나눌만한 진정한 그런 사람이 있는가? 빈센트 반 고흐, 그를 생각하면 고독, 불안, 안타까움 같은 표현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결혼을 한 적 없고, 아이도 없었던 그의 삶에서 언제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동생 테오뿐이었던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삶에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누는 인연이 몇 번쯤 찾아왔는데, 그림 속 주인공인 탕기 영감이 그중 한 사람이었다. 고흐는 열여섯에 화방 수습 직원으로 일하며 그림과 첫 인연을 맺고, 박물관, 미술관을 다니며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은 것은 종교였다. 엄격한 청교도 목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신앙심을 간직했던 고흐는 평신도 전도사가 되어 벨기에의 보리나라는 작은 ..

고흐 2024.09.10

고흐, 부대자루를 나르는 탄광 여인들, 1881

이웃의 한 젊은이를위하여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고흐, Drawing, Pen, pencil, brush (ordina..

고흐 2024.05.22

밤의 카페테라스, 빈센트반고흐, 1888

가정의달 오월 연휴, 당신의 밤 풍경은 어떠합니까? 한 카페 테라스의 밤 풍경입니다. 여기서는 인간들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생동감은 어둠을 밝혀주는 빛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이 그림에는 밤을 밝혀주는 세개의 빛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테라스를 밝게 비추어주는 가스등입니다. 그 빛은 행복과 희망으로 가득 찬 빛, 노란 빛으로 표현했습니다. 그 평화로운 행복의 빛 속에서 인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연인들 그리고 행복한 가족들, 어쨌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테이블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보아 이제 막 주문을 받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웨이터가 그들 가운데 서서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맨 앞줄 테이블 양옆에 놓인 노란색 받침의 의자 두 개는 어떤 귀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

고흐 2024.05.07

고흐, 해바라기, 1888

형이 죽고 정확히 1년 뒤에 고흐가 태어났고, 고흐의 어머니는 고흐에게 형의 이름 '빈센트 반 고흐'를 그대로 물려준다. 자신의 생일에 죽은 형의 무덤에 가서 우는 엄마를보며 자란 고흐는 자신이 형의 대체재인가, 혼자만으로는 온전히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인가 고민하며 항상 부모의 사랑을 그리워했고, 외로움과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두려움이 평생에 걸쳐 고흐를 따라다녔다. 이렇게 금방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고 또 금방 상처 받았던 고흐에게 진정한 우정을 나눌 사람이 찾아오는데 그 친구를 위해 그렸던 그림이 바로다. 1888년 팔리는 그림이 아닌 주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화가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던 고흐는 시골 마을 아를에 노란 집을 얻어 놓고 뜻을 함께할 사람들을 기다린다. 하지만 당시 그리 유명하지 않았던 ..

고흐 2024.01.27

빈센트반고흐, 어머니, 1888

당신 마음속의 어머니는 어떤 모습인가? 1888년 10월, 고갱과 다투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기 두 달 전, 프랑스 남부의 아를에서 살던 고흐는 편지 속에 동봉한 어머니의 사진을 받고는 테오에게 이렇게 썼다. “이 무채색 사진을 참을 수가 없어서, 나는 기억나는 대로의 어머니 모습을 어울리는 색깔로 그려보려 해.” 그는 그때까지 많은 초상화를 그리면서도 부모님을 모델로 해본 적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칠순이 다 된 어머니는 멀리 계셨고,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신 다음이었다. 평소 그는 풍경화이든 초상화이든, 그림을 그릴 때 모델이 눈앞에 있어야만 했고, 그러지 않으면 “가능하고 진실한 것에서 떠나” 전혀 엉뚱한 것을 그리게 될까 봐 불안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억나는 대로의 어머니 모습”을 그렸고, 그..

고흐 2023.12.02

빈센트반고흐, 감자먹는사람들, 1885

늦은 저녁 시간, 제대로 된 가구 하나 없는 초라한 집에서 작은 불빛에 의지하여 저녁을 먹는 농부들. 고된 농사일로 주름 가득한 얼굴과 거칠어진 손. 그들의 식탁에는 오늘 수확한 감자와 차가 전부인듯 하다. 비록 등잔에서 나오는 불빛은 겨우 서로의 얼굴과 음식을 비추어줄 정도이지만, 식탁에 앉은 사람 수만큼 차를 따르고 서로에게 감자를 권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보여지는 소박한 희열과 감사함은 무엇일까? 어떠한가? 그리아니하실지라도 넘치는 감사함으로 삶의 풍요를 경험하게 된다면, 일상의 평범함 그리고 일용할 양식(τὸν ἄρτον τὸν ἐπιούσιον, 톤 아르톤 톤 에피우시온)에 감사함을 느끼게 됨을 나는 확신한다. #빈센트반고흐, ‘감자 먹는 사람들’, 1885년, 캔버스에 유채, 81.5×114...

고흐 2023.11.19

반고흐, 선한사마리아인, 1890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는 아무 이웃도 없는 암울한 상황에서 37세의 나이에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였지만, 세상에 행복의 빛과 풍요한 색감을 선물로 남겼다. 여리고로 가는 길목에서 한 남자가 강도를 만나 빈털터리가 된 채 상처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다. 존경받는 율법교사도 경건한 레위인조차도 그냥 지나친다. 그를 보고 도와준 것은 천한 사마리아인이었다. 고흐의 그림 속의 네 사람, 멀리 가고 있는 제사장, 율법 책을 손에 들고 가는 레위인, 강도만난 죽어가는 자, 선한 사마리아인. 보석 상자가 열린 것으로 봐서 귀중품을 빼았기고 강도에게 얻어 맞고 몸을 못 가누고 있다. 제사장도 이를 외면하고 지나쳐 벌써 저멀리 여리고를 향해 내려가고 있고, 레위인도 율법..

고흐 2023.09.23

빈센트반고흐(Vincent van Gogh), 아몬드나무(Almond Blossom), 1890

당신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 1888년 12월 고갱과의 말다툼 끝에 귀까지 자르며 이상행동을 보이자 이미 위험한 인물로 낙인이 찍힌 고흐는 결국 아를에서 쫓겨나고, 갈 곳이 마땅치 않던 고흐는 1889년 생 레미에 있는 정신병원에 스스로 찾아가 치료를 위해 환자로 입원 중이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심리적 안정을 되찾으려 애쓰고 있던 차에 파리에서 기쁜 소식이 날아온 것이다. “우선 좋은 소식부터 말씀드릴게요. 요즘 저희는 이 이야기뿐이랍니다.” 1889년 7월, 요가 빈센트에게 쓴 편지의 내용이다. “올 겨울, 아마도 내년 2월쯤, 아이를 낳게 됩니다. 예쁜 아들이길 바라고 있고, 아들이면, 그리고 대부가 되어주신다면, 아이 이름을 빈센트로 지으려 합니다.” 요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딸일 수도 있습니다..

고흐 2023.07.16

빈센트반고흐, 구두, 1886

당신은 오늘 신었던 신발을 살펴본 적이 있던가? 고흐가 1886년에 완성한 는 화가로 전향한 그가 굶기를 반복하던 시절, 파리에서 그린 작품이다. 한 켤레의 낡은 신발, 막 벗어놓은 듯 신발 끈은 어지럽게 풀려 있고 한쪽 신발의 발목 부분이 접혀 있다. 마치 탈진한 사람처럼 푹 꺼져 있다. 주인은 신발 끈을 묶을 힘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헤지고 찌그러진 신발의 모양새가, 저택의 복도를 걸어 다니거나 마차에 올라 거리를 내려다보는 귀하신 분의 신발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신발은 흙길이든 도시의 골목이든 건설의 현장이든 정신없이 걷고 또 걷는 이가 주인일 것이다. 어떠한가? 이 신발 주인이 얼마나 고된 노동을하고 왔는지 벗어놓은 모양새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하루를 살기 위해 온 종일 신을 신고 고군분투하..

고흐 2023.06.3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