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피터르 브뤼헐, 눈속의 사냥꾼, 1565

풍선(balloon) 2024. 2. 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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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못한 폭설,
당신의 오늘은 안녕하신가?

플랑드르,

물이 범람하는 저지대란 뜻의 플랑드르는 오늘날 벨기에를 중심으로 네덜란드 서부와 프랑스 북부 일대에 걸친 땅, 당시 플랑드르 지역 풍속화를 그린 화가 피터르 브뤼헐.

‘눈 속의 사냥꾼’은 브뤼헐이 사계절을 주제로 제작한 6개의 연작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폭설이 내린 뒤의 마을 풍경을 배경으로 사냥을 끝내고 귀가하는 사냥꾼들과 노동하는 장면, 한겨울 놀이 문화를 담은 그림이다.

브뤼헐이 마흔이던 1565년에 제작한 이 그림에는 겨울 사냥에서 돌아오는 세 명의 사냥꾼과 사냥개들, 그 왼쪽 사선을 따라 아이를 포함해 다섯 명의 사람이 보인다.

그들은 모닥불로 돼지털을 그을리고 있다. 돼지도살이 주로 1월에 벌어지는 연중행사였던 당시 풍습을 감안하면 1월의 겨울 풍경을 그린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어떠한가?

발목까지 차오르는
눈길을 걸어가는 사냥꾼들,

그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한결같이 풀 죽은 모습이다. 왼쪽 사냥꾼의 어깨에 매달린 작은 여우 한 마리, 그것이 오늘 사냥 수확의 전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것일까? 사냥꾼들의 뒤를 따르는 사냥개들도 고개를 처박고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사냥꾼 사이로 수직으로 우뚝 솟은 나무와 달리, 오른쪽 아래에 펼쳐진 마을은 수평 구도,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화가의 조감도적 시선 때문에 사냥꾼들과 마을이 거의 일직선을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언덕 너머로 시선을 돌리면 눈 덮인 마을과 산의 풍경, 얼어붙은 연못 위에서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어떠한가?

언덕 위의 사냥꾼들은 언덕 아래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고, 화가와 우리는 사냥꾼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래서 그림을 감상하는
우리의 마음 또한 평화롭다.

겨울의 끝자락,
눈으로 흠뻑 덮힌 당신의 오늘,

비록 그 눈으로 인하여
오늘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멈추었을지라도,

그림속 브뤼헐의 따듯한 시선으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ᆢ

어떠한가?

예상치못한 폭설,
당신의 오늘은 안녕하신가?

대 피터르 #브뤼헐, ‘눈 속의 사냥꾼’, 1565년, 117×162㎝, 빈 예술사박물관, 오스트리아 빈

#피터르브뤼헐
#눈속의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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