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알브레히트뒤러, 자화상, 1500

풍선(balloon) 2024. 1. 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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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신과 맞서본 경험이 있는가?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의 상징적 존재인 뒤러는 자화상의 의미와 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 화가다.

13세인 최연소 나이에 자화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부를 꿰뚫어 보여 준 본격적인 자화상을 처음 그린 화가,

자신의 전신 누드 자화상을 그렸고, 실제보다 미화된 모습을 원하는 청년기의 심리를 담은 자화상과 자신이 닮고 싶은 이상형을 자화상으로 그린 것도 뒤러이다.

자존심이 강한 예술가, 개인적인 고집이 아니라 미술가로서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원대한 뜻이었고, 화가는 창조력을 가장 훌륭하게 구현하는 존재임을 말하고자 했다. 그는 이런 능력을 지닌 예술가가 사회적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을 늘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는 당시 독일 인문주의의 중심이었던 뉘른베르크에서 활동했는데, 독일에서 가장 진취적이었고 무역이 활발한 국제 도시였지만, 화가에 대한 대접은 형편없는 곳이었다.

뉘른베르크에서는 화가의 창조력을 제빵 기술과 같은 단순 노동수준으로 보았다. 그래서 뒤러는 미술의 중심지인 이탈리아를 동경했고 많은 시간을들여 이탈리아를 여행하기도 했다.

어떠한가?

“나는 여기서는 신사로 대접받지만, 고향 뉘른베르크로 돌아가면 여전히 기생충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만 28세에 그린 자화상은 뒤러가 늘 마음에 새겨왔던 예술가의 자존심을 유감없이 풀어낸 자화상이었다.

화가의 창조력은 세상을 구원하는 예수의 권능만큼 고귀하고 위대한 능력임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을 담아 공들인 그림이다.

자신이 꿈꾸었던 대로 유럽 전역에서 이름을 얻은 시절의 당당함이 보인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의 인간상을 구현하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예수의 이미지로 표현했다.

어떠한가?

숭고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뒤러의 천재성이 어우러져 빚어낸 결과다. 치밀한 묘사와 세련된 구성, 중후한 색채의 조화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정면을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 앞섶을 여민 손의 위치와 위를 가리키는 손가락, 성자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머릿결 등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갈색 톤의 품위 있는 색조 덕분에 이 자화상이 더욱 성스럽게 느껴진다. 특히 배경에 새긴 글귀에서 강한 자존심을 엿볼 수 있다.

그림의 왼쪽에는 그림을 그린 연도와 서명이 새겨져 있고, 오른쪽에는 "나 뉘른베르크 출신의 알브레히트 뒤러는 28세에 지워지지 않는 물감으로 나의 모습을 그렸다'

Albertus Durerus Noricus ipsum me propriis sic effingebam coloribus aetatis anno XXVIII

어떠한가?

당신은 자신과 맞서본 경험이 있는가?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었던 그러한 때가 있는가?

어쩌면 지금의 당신 모습이
앞으로 살아갈 생에 가장 젊은 최고의 모습임에 분명하다.

당신의 인생을 응원한다.

#알브레히트뒤러,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 1500년, 목판에 유채, 67×48, 뮌헨 알테 피나크텍 소장.

#알브레히트뒤러 #자화상
#데칼코마니미술관 #전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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