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마음속의 어머니는 어떤 모습인가?
1888년 10월, 고갱과 다투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기 두 달 전, 프랑스 남부의 아를에서 살던 고흐는 편지 속에 동봉한 어머니의 사진을 받고는 테오에게 이렇게 썼다.
“이 무채색 사진을 참을 수가 없어서, 나는 기억나는 대로의 어머니 모습을 어울리는 색깔로 그려보려 해.”
그는 그때까지 많은 초상화를 그리면서도 부모님을 모델로 해본 적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칠순이 다 된 어머니는 멀리 계셨고,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신 다음이었다.
평소 그는 풍경화이든 초상화이든, 그림을 그릴 때 모델이 눈앞에 있어야만 했고, 그러지 않으면 “가능하고 진실한 것에서 떠나” 전혀 엉뚱한 것을 그리게 될까 봐 불안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억나는 대로의 어머니 모습”을 그렸고, 그 특유의 두꺼운 붓질로 녹색과 짙은 갈색의 조화를 만들어냈다.
당시 많이 쓰던 노란색을 극히 절제하고 색상을 단순히게 사용했다. 칠순이 다 된 노인이지만 어머니의 인상은 매우 건강해 보인다. 표정은 밝고 힘차며 눈동자는 형형하다.
돈 많은 귀부인은 아니며, 검소하면서도 굳은 신앙을 간직한 노부인의 당당함이 그림 전체에서 묻어난다.
비록 오랜기간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렸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감사함이 있었다.
반 고흐의 타고난 예술적 재능은 어머니에게서 왔다.
그의 어머니 안나(Anna Carbentus van Gogh, 1819-1907)는 목사의 아내였지만, 수채화를 그리는 등 그림에 솜씨가 있었고, 수예에도 깊은 조예가 있어 뜨개질 교실을 운영할 정도였다.
반 고흐의 어머니는 예술적 감각이 탁월했으며 강인하고 실용을 중시하는 현명한 여성이었다.
반면, 그녀는 사랑하던 두 아들 빈센트와 테오를 모두 앞세워 보내는 슬픔을 겪은 후 여든일곱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어떠한가?
플라톤은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으니 친절하라고 하지 않던가?
그 당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던 고흐가 그렸던 사진과 기억속의 어머니라는 그림은 후대인 우리에게 큰 선물로 남은 것은 아닐까?
어떠한가?
그 당시의 고흐처럼 힘든 싸움을 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온 당신, 혹시나 어머니와 함께하는 행운을 누리고 계신가?
그렇지못하다면,
오늘 당신 기억속의 어머니를 소환하여 봄은 어떠할까?
평생을 받았던 어머니의 그 환대를 기억하며 자녀에게 또는 그 누군가에게 베풀어 볼 일이다.
당신 마음속의 어머니는 어떤 모습인가?
Vincent van Gogh, Portrait of the artis's mother 1888, oil on canvas 40.5 × 32.5 cm, Norton Simon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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