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죽었을 때 베드로는 자신이 그의 제자라는 사실이 드러나 처벌을 받을까 두려웠다. 그래서 유대교 지도자들의 추궁에도 예수와의 관계를 세 번이나 부인했다. 혼란스러운 밤의 긴장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배신과 거짓의 말을 쏟아낸 것이다.
그때 마침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베드로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사실 예수께서 체포되기 전에 베드로의 배신을 예언했다.
“오늘 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이를 듣고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단언했던 자신의 약속이 뒤늦게 생각난 것이다. 죄책감과 회한에 휩싸인 베드로는 밖으로 나가 통곡하며 자신의 죄를 회개했다.
마태복음 26장
69. 베드로가 바깥 뜰에 앉았더니 한 여종이 나아와 이르되 너도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 하거늘
70. 베드로가 모든 사람 앞에서 부인하여 이르되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겠노라 하며
71. 앞문까지 나아가니 다른 여종이 그를 보고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되 이 사람은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 하매
72. 베드로가 맹세하고 또 부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더라
73. 조금 후에 곁에 섰던 사람들이 나아와 베드로에게 이르되 너도 진실로 그 도당이라 네 말소리가 너를 표명한다 하거늘
74. 그가 저주하며 맹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니 곧 닭이 울더라
75. 이에 베드로가 예수의 말씀에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
어떠한가?
베드로의 부인은 그가 예수님을 따랐음에도, 위기의 순간 두려움과 당황함으로 인해 예수님과의 관계를 부인한 인간적인 약함을 보여준다.
이는 예수님의 제자임을 고백했던 그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한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베드로의 이 부인으로인하여 회개와 변화의 계기가 된다.
어떠한가?
엘 그레코의 '베드로의 눈물' 그림에 등장하는 인간 베드로는 별처럼 스스로 빛을 발한다.
그림 속 베드로는 홀로 외딴곳에 나와 하늘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다. 닭이 울음을 터뜨린 시점이니 시간대는 이른 새벽으로 보인다. 그만큼 뒤편의 배경은 어둡고 침침한 색조로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그의 얼굴, 간절히 모아 잡은 두 손, 심지어 정리되지 않은 수염까지 부드럽고 따뜻한 빛으로 환하게 살아나 있다.
햇빛도 촛불도 드러나지 않은 그림에서 빛을 내는 광원이 존재하기는 하는지 의심스럽다. 이는 오히려 베드로가 외부의 빛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빛을 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의 마지막 양심이 성스러운 빛을 발하는 것만 같다.
이처럼 불분명한 광원의 위치와 인위적인 빛의 사용은 회한과 기도라는 베드로의 감정과 행동을 강조한다.
어떠한가?
은은하지만 집중적인 빛은 베드로의 고결한 영혼을 드러내며, 그 믿음의 팔뚝에는 천국의 열쇠가 아름답게 매달려 있다.
현실과 거리가 먼 빛의 연출은 베드로를 하늘의 은총을 받은 존재로 묘사한다. 그는 훗날 순교를 당하지만, 그 죽음에 당당하게 임하는 사명을 갖게된다.
어쩌면, 예수님을 세번이나 부인했던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회개하고 삶의 방향을 예수님께로 전환한 결과임을 우리는 짐작해 볼 수 있다.
지금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너무나 아름답지않은 삶인가?
아무도 알아주지않는 삶인가?
그럼에도불구하고
낙심하거나 원망하지 말기를 당부해본다.
왜냐하면
아름답지않은 삶도
너무나도 평범한 삶도
명작이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있지 않던가?
입동이 지나고
기나긴 겨울을 앞두고 있는 이 때,
빛은 어디서 오는가?
#엘그레코, 성 베드로의 눈물, 1590년,
캔버스에 유채, 102x79.5cm, 샌디에이고 미술관

#아름답지않은삶도명작이된다 #이주헌
#엘그레코 #눈물흘리는베드로
#세종미술관 #르네상스에서인상주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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