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안개바다위의방랑자, 카스파다비드프리드리히, 1818

풍선(balloon) 2023. 4. 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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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광활한 대지,
우뚝 솟은 산들 사이로 휘몰아치는 듯한 안개의 파도는 대자연의 힘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에 마주선 인간은 어떠한가?

상대적으로 그 유한성이 도드라져 보인다. 뒷모습이어서 표정을 볼 순 없지만 아마도 압도와 경외의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숭고미의 특별함은 단독자로서의 자아와 만나게 하는 데 있다.

숭고와 관련한 모든 것은 하나로 수렴된다고 할 수 있다. 그 하나란 '자기와의 대면'이다. 숭고의 체험에서 인간은 밖으로부터 주어진 특성이나 위치가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의 단독적 모습과 만난다.

사실 인간은 처음부터 홀로다.

그러나 이 홀로있음은 사회화 과정 속에서, 또 사회생활에서 주어지는 온갖 규범과 관습의 울타리 안에서 외피를 입는다. 그리하여 한 개인의 정체성도 그 자신이 가정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사회가 만들어준 것이기 쉽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본래 모습은 점점 잊는다.

숭고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바로 이렇게 잃어버린 자신의 본래 모습이다. 이때의 나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지 않다.

어떠한가?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인간은 예외 없이 혼자다. 시인 릴케R. M. Rilke, 1875–1926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진지한 일에 있어서 인간은 이름 없이 혼자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죽음, 사랑, 외로움에서 인간은 결코 집단적으로 자리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혼자인 채로 느끼고, 쓸쓸하게 감당하다가, 아무도 모르게 외로이 죽어갈 뿐이다.

물론 태어난 후와 죽기 전 사이에 사는 동안 개인과 개인은 서로 어울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회적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 같은 사회적 교류를 앞뒤로 규정하거나 그 토대를 지탱하는 더욱 근본적인 사실은 '단독자로서의 홀로 있음’ 이다.

어떠한가?

혼자로서
자기자신과의 해후.

그것은 자아가 스스로의 경계를 넘어
자아 밖의 다른 현실과 만나고,
이 거대한 세계와의 만남 속에서,
다시 자기 자신을 새롭게 보게 한다는 뜻이다.

어찌보면 자기 자신과 만나는 용기는
바로 숭고함 그 자체인 것이다.

오늘 홀로서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오롯이 자기자신과의 해후를 준비하는,

당신은
가장 용기로운 사람이며,
숭고한 사람이다.

Bravo Our Life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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