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영원한 것은 무엇인가?
환기는 현실을 초월한 세계, 영원의 세계를 지향했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6.25전쟁의 혼란기를 겪으면서 체득한 현실에 대한 환멸과 체념, 그래서 전통과 자연으로 상징되는 영원의 세계 혹은 초월의 세계를 꿈꾸고 있었을 것이다.
1963년 뉴욕으로 건너갔고 그때까지의 형상을 더욱 요악하고 내면화시켜 점 선 면 같은 완전한 추상으로 나아갔다. 추상화는 변화무쌍한 현실과 절연된, 영원히 변치 않는 조형세계인 것이다.
달처럼 둥근 항아리를 모으다가 그것들이 수년 전에 다 없어지고 말았다. 이제 다시 모을 정력도 경제력도 없지만 심심할 때면 무심코 펼쳐든 도록 속에는 체넘해 버렸된 무수한 항아리들이 생생하게 떠올라 고향이 그립듯이 그런 생각에 젖는다.
항아리만을 그리다가 달로 옮겨진 것은 그 형태가 항아리처럼 둥근달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고 또한 그 내용이 은은한 것이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태양처럼 찬란한 마음을 가져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내 마음은 항상 뜨거운 것을 잃지 않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20세기의 신산한 현실의 어려움을 꿈과 실천으로 만들어내고 한국적 이상향의 지향을 그림속에 나타내며 조선 일본 한국 프랑스 뉴욕이라는 세상을 관통하는 삶.
환기의 삶은 그리움을 점으로 모아서 우주까지 향하는 정주하지않은 삶이었음이 분명하다.
어떠한가?
1974년 6월 16일
새벽부터 비가 왔나보다, 죽을 날도 가까워 왔는데 무슨 생각을 해야 되나, 꿈은 무한하고 세월은 모자라고ᆢ
때가 차매,
세상은 그의 항아리에 주목했고, 싸늘한 사기로되 다사로운 김이 오르는, 사람이 흙에다가 체온을 넣어 빚어낸 창조의 숨결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학, 사슴, 산, 항아리, 구름
그리움, 우주
영원한 것은 무엇인가?
진정으로 그가 바랐던것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당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에게 영원한 것은 무엇인가?
#김환기, ‘영원의 노래’, 캔버스에 유채, 162.7×129.5㎝, 1957 호암미술관 소장
#한점하늘 #김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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